Skip to main content

무언가를 택할 줄 알 때가 되면(사 7:15)

(사 7:15) 그가 악을 버리며 선을 택할 줄 알 때가 되면 엉긴 젖과 꿀을 먹을 것이라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그래서 때, 시기와 징조를 읽는 혜안을 가진 사람을 어느 시대나 지도자로 생각하며 존경한다. 지금이 어느 때이며, 이럴 때 어떻게 행해야 하는지를 분별하는 지혜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선천적이라기보다는 주변 상황과 흐름에 예민하게 반응할 때 생긴다. 하지만 성도는 이런 지혜가 위에 계신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때를 분별하며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악을 버리고 선을 택할 줄 아는 것이다. 윤리적 성숙이나 회심의 순간을 말하는 표현이 아니다. 도덕적 분별이 생기지 않은 유아기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젖먹이에서 벗어나 최소한 선악 분별이 시작되는 유아 초기를 가리킨다. 선악을 분별한다는 것은 완전한 성숙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자연적 성장 과정을 말한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선악을 분별하고, 악은 버리고 선을 택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시기는 인간적인 노력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하스 왕이 순종하지 않고 하나님이 아닌 사람을 의지할 때도 하나님은 이런 일을 이루신다는 것이다. 아하스의 믿음이나 순종과 무관하게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값없는 은혜이다.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이시다.

유다는 이사야를 통해 임마누엘의 약속을 주어도 여전히 앗수르를 의존하는 불신앙의 길을 걷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심판 시계는 인간의 반응과 상관없이 정확히 작동한다. 하나님이 주권적으로 일하신다. 하나님의 섭리는 하나님의 온전한 계획을 따라 이루어진다. 아이가 태어나면 자연적으로 성장하는 것처럼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신뢰도 자연적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하지만 믿음은 저절로 자라지 않는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가장 좋은 훈련의 장소는 시련과 고난의 자리이다. 마음 쓰라린 일들을 겪으면서 하나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주시고, 세상의 권력이나 사람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하게 하신다. 변함없는 하나님 사랑을 경험하면서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이다.

심판의 순간에도 하나님은 남은 자를 주시고, 항상 먹이시고 인도하신다. 엉긴 젖과 꿀은 풍요의 이미지보다는 심판의 이미지이다. 포도원과 경작지가 가시와 찔레밭으로 변화되고 먹을 것이 없어질 때 엉긴 젖과 꿀을 먹는 것은 앗수르의 침공 후 소수의 가축으로만 연명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동시에 남은 자의 생존을 위해 하나님이 베푸시는 은혜의 식탁이다.

심판이 불순물을 제거하는 정련의 과정이라면 하나님은 우리가 사람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만 의지하며 살도록 마음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하나님만 의지하라고 요청한다. 하나님이 남겨 주시고, 하나님이 먹을 것을 공급해 주신다는 약속이다. 우리에게 먼저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시선을 하늘에 고정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씀하신다.

우리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며 따르길 소망한다. 거창하게 보여도 연기 나는 부지깽이처럼 사라져가는 세상의 것들, 신기루와 같은 것들을 의지하는 어리석음을 내려놓기를 소망한다. 잠시 있다 하나님이 부르시면 언제든 떠나갈 우리들이다. 빈손으로 온 것처럼 빈손으로 돌아갈 인생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무언가를 주시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며 때를 분별하게 하나님의 사람답게 살기를 기도한다. 하루 생활 중에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복음의 능력만 드러내며 살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