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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축복하지 아니하면 (창 32:26)

(창 32:26) 그가 이르되 날이 새려하니 나로 가게 하라 야곱이 이르되 당신이 내게 축복하지 아니하면 가게 하지 아니하겠나이다

야곱은 인간적인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여 에서에 대한 두려움을 해결코자 한다. 모든 조치를 다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고민은 해결되지 않는다. 형의 마음을 풀어줄 예물도, 가족도 얍복 나루를 건넜다. 이젠 혼자이다. 다 보내고 자신도 뒤따라가야 하는데, 따르지 못한다. 마음의 짐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홀로 남아 고민할 때 한 사람이 찾아와 씨름을 청한다.(24절) 밤이 새도록 그 사람과 씨름한다. 서로 정직하게 싸우지만 결판이 나지 않는다. 날이 밝아올수록 야곱은 자신과 씨름한 존재가 특별한 분임을 인식한다. 결국 야곱은 자신과 씨름하는 분이 하나님이신 줄 알아본다. 복을 베풀어 주시기 전에는 보내 줄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 끝까지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씨름을 통해 야곱이 붙잡은 분은 하나님이시다. 야곱이 씨름할 대상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야곱은 이제껏 라반과 씨름하며 살아왔다. 이젠 에서라는 장애물 앞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야곱이 세상 사람과 씨름하고 힘들어할 때 깨달아야 할 것이 있다. 내 힘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힘으로 사는 삶이다. 하나님은 우리들의 삶을 주관하시는 분을 깨달아야 한다.

하나님께서 밤을 지새우며 야곱과 씨름하며 버텨주신 것은 무슨 이유겠는가?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피조물인 야곱을 못 이기시겠는가? 아니다. 얼마든지 이길 수 있다. 그러나 버텨주신 것이다. 그가 씨름해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 말씀하시는 것이다. 인생의 문제 앞에서 누구를 붙들어야 하는지 교훈하시는 것이다. 세상의 그 누구가 아니라 하나님을 붙잡아야 함을 교훈하신다.

인생의 문제는 누구를 의지하고 붙잡느냐가 중요하다. 야곱은 자신과 씨름한 분이 하나님이심을 깨달았을 때 끝까지 붙잡는다. 자신이 진정으로 붙들고 의지할 분이 누군 줄 깨달은 것이다. 하나님께 복을 구한다. 우리도 진정으로 붙잡아야 할 분은 하나님이시다. 우리의 삶을 섭리하시고, 가장 완벽하게 모든 문제를 풀어주실 수 있는 분이시다. 내면에 숨겨진 나만의 고민거리도 풀어주실 분이다.

야곱은 이미 하나님을 통해 풍성한 복을 받았다. 하나님의 은혜로 부자가 되었다. 라반의 간계에도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복을 주셨다. 누구보다 야곱 자신이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야곱의 마음 한편에는 자신의 노력과 지혜로 부자가 되었다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야곱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인간적인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다. 분명 자신의 힘이 작용했다.

야곱은 믿음과 자기 노력의 경계선을 넘나들면서 행동한다. 어느 순간에는 믿음인데, 또 어떤 순간에는 자기 노력이다. 그러나 우리들의 삶은 ‘오직 은혜’이다. 결코 내 노력이 아니다. 노력할 마음과 열심도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이다. 그러니 ‘오직 은혜’이다. 문제는 찾아오시는 하나님을 알아보는 것이다. 영적인 안목이 열리고 하나님의 일하시는 손길을 보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친밀한 교제를 위해 씨름을 청하시는데 느끼지 못하지는 않은가? 여전히 내 생각과 계획이 앞서서 간과하고 있지 않은가? 야곱도 밤을 지새우며 홀로 남았을 때 하나님을 만난다. 하나님을 대면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말씀을 묵상하며 하나님의 손길을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 분주함을 잠시 내려놓자.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단독자로 서 보자.

세상의 분주함 속에서도 마음에 새길 것은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다. 하나님을 신뢰하며 하나님만을 붙잡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떠나지 않으시고 우리가 마음을 열고 도움을 구하길 기다리신다. 일상 중에 찾아오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길 소망한다. 영적 감각이 무뎌지고 둔감해져서 어리석게 행동하지 않기를 기도한다. 내 고집과 내 생각을 내려놓고 하나님만 붙잡고 살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