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드린 사람들(느 7:70)
(느 7:70) 어떤 족장들은 역사를 위하여 보조하였고 총독은 금 천 드라크마와 대접 오십과 제사장의 의복 오백삼십 벌을 보물 곳간에 드렸고
포로에서 돌아온 사람들이 성전 재건, 신앙 재건, 성벽 재건의 과업을 완수하고 수문 앞 광장에 모여 하나님을 찬송하며 예배했다. 하나님이 여기까지 인도하심을 감사하며 초막절을 성대하게 지켰다. 전무후무한 초막절 행사였다. 이렇게 모든 일들을 마무리했을 때 하나님은 다시 느헤미야의 마음 감동하셨다. 귀환자들의 계보를 정리할 마음을 주신 것이다.
귀환자들의 명단을 정리한 것은 백성을 통제하거나 자기 이름을 드러내기 위함이 아니다. 인간적인 필요가 있어서 그 필요를 채우고자 한 일이 아니다. 하나님의 감동하심을 따라 한 조사는 백성을 적재적소에 재배치하고 하나님 백성의 공동체를 건강하게 세우기 위함이었다. 인사가 만사인 것처럼 꼭 필요한 적임자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사람들의 계보를 정리할 때 눈에 띄는 직분은 제사장 그룹과 성전에서 일하는 레위인과 봉사자들이었다. 직분별로 분류할 때 제사장의 이름이 제일 앞에 나온 것은 이 공동체의 구심점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것이다. 하나님 백성의 공동체이다.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해 세워진 공동체이다. 고레스 왕의 귀환 명령도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라는 것이었다.
건강하게 세워진 공동체가 잘 유지 되기 위해서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는 재원이 필요하다. 성전에서 예배할 때도 성전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제물 등을 비롯한 여러 필요가 있다. 이제 귀환하여 성전을 완공하고 세워져 가는 과정에 재원 마련이 쉽지 않았다. 백성들의 삶이 이제 황폐한 예루살렘에 이주하여 정착하는 과정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웠을 것이다.
공동체의 건강함과 튼튼함은 지도자들을 보면 안다. 지도자들이 어떤 자세로 공동체를 섬기고 이끌어가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는 뜻이다. 귀환 공동체의 지도자들은 모범적인 사람들이었다. 재원이 필요할 때 뒷짐을 지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것을 먼저 드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 모범을 보여야 할 때 절대 물러서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런 지도자가 많은 공동체가 건강한 공동체이다.
귀환자 중에서 앞장서서 먼저 드린 사람들, 그리고 더 많은 것을 드린 사람들은 족장들과 총독이다. 그다음 백성들이다. 지도자들이 먼저 헌신하는 본을 보이고 그 본을 따라 백성들이 드린 것이다. 신앙과 헌신은, 아름다운 영성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앞장서야 할 사람들이 먼저 본을 보일 때 그 본을 보는 사람들이 따른다. 좋은 일일수록, 하나님이 기뻐하는 일일수록 더 본을 보여야 한다.
하나님의 일에 앞장서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하나님이 먼저 눈을 열어 보게 하는 사람이다. 보았을 때 마음을 열어 깨닫게 하는 사람이다. 깨닫고 내가 해야겠다는 마음을 주는 사람이다. 하나님은 사람을 부르시고, 하나님의 일을 기쁨으로 할 수 있도록 먼저 감동 감화하여 주신다.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지신다. 새롭게 하신다. 하나님께서 주의 일을 하게 하신다.
보여 주시고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때 주신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고 그대로 순종하는 것이
은혜를 아는 사람이다. 은혜는 헌신하는 사람의 모습을 통해 더 멋있게 드러난다. 하나님을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 아래 살아가는 사람인 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길 원하신다. 선한 행실이 우리의 성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를 아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나의 나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한 바울을 생각한다. 오늘 하루도 은혜를 알고, 배은망덕하지 않은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기를 기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