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에 3:7) 아하수에로 왕 제십이년 첫째 달 곧 니산월에 무리가 하만 앞에서 날과 달에 대하여 부르 곧 제비를 뽑아 열두째 달 곧 아달월을 얻은지라

하만이 눈엣가시처럼 생각한 모르드개를 제거할 계획을 세운다. 모르드개의 조상을 알고 난 후에는 단순히 그 한 사람만이 아니라 그가 속한 민족, 유다인 전체를 멸절할 계획을 세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진멸하고, 그들이 가진 재산을 탈취하는 계획이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가? 자신이 드나들던 대궐문의 모르드개가 절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불손하게 대하는 한 사람의 행동 때문에 민족 전체를 멸하는 것이 가능한 이야기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건강한 사회라면 어떤 한 사람의 잘못 때문에 모든 민족을 몰살하는 이야기는 폐륜이며, 인종을 청소하기 위한 범죄이다. 하만은 이런 악한 일을 도모하고 있다. 자기의 원수이며 불편한 존재를 제거하기 위해 모든 것을 동원하는 악한 사람이다.

시행할 날짜를 결정하는데 제비의 방법을 택한다. 고대 사회에서 제비는 개인의 뜻이 아니라 신의 뜻을 묻는 방법이다. 유대인들도 하나님께 나아가 하나님의 뜻을 물을 때 대제사장의 흉패에 있는 우림과 둠밈을 통해 제비를 뽑았다. 이런 방식을 선택한 것은 나름 형식을 갖추기 위함이다. 개인적인 생각이 아니라 객관적인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일 것이다.

하만을 따르는 무리가 하만 앞에서 제비를 뽑았다. 니산월, 1월에 제비를 뽑았는데 거사를 시행할 달이 12월로 뽑혔다. 하만은 1월 13일 왕의 서기관을 소집하여 12월 13일 하루 동안 모든 유다인을 진멸하고 재산을 탈취하라는 명령을 담은 조서를 왕의 대신과 각 지방의 관리와 각 민족의 관원에게 왕의 이름으로 조서를 쓰게 한다. 각 지방의 문자와 각 민족의 언어로 쓰고 왕의 반지로 인을 친다.

하만의 입장에서는 유다인을 처형하는 날을 좀 더 빠른 일정이 잡히길 원했을 것이다. 원수 같은 사람과 민족을 제거할 마음을 결정하고 제비를 뽑았는데 12월이 뽑힌 것이다. 열한 달을 기다리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결정하고 날을 기다리는데 11개월은 긴 시간이다. 계획을 더 잘 준비하고 시행할 충분한 시간이지만 동시에 마음이 흔들릴 수 있는 시간이다.

사람이 제비를 뽑고 여러 가지 일을 계획하여도 그 작정한 일을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우리의 삶을 움직이시는 분은 공의로우시고 사랑이 가득한 하나님이시다.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지 않고 그 마음 중심을 살피시는 분이시다. 실수나 불의가 없으신 분이시다. 자신의 계획을 따라 섭리하시고 모든 일을 이루신다.

하나님의 계획에는 한 치의 오차도 없다. 모든 일을 주관하시며 섭리하시기에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하나님은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 주신다. 가장 좋은 것을 주기 원하는 아버지의 마음이다. 그 아버지 하나님이 오늘 우리를 자녀로 삼으시고 살피시고 보호하시고 인도하신다. 인생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이시다.

그 하나님께서 오늘 나의 삶을 섭리하실 것을 신뢰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한다. 하나님께 시선을 고정하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바른 선택을 하며 살기를 기도한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며 영원히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삶이 무엇인지 실행하며 살기를 기도한다. “제비는 사람이 뽑으나 모든 일을 작정하기는 여호와께 있느니라”(잠 1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