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9:25) 보소서 이제 우리가 당신의 손에 있으니 당신의 의향에 좋고 옳은 대로 우리에게 행하소서 한지라
기브온 족속의 거짓말은 오래가지 못한다. 진실은 항상 드러나게 되어 있다. 속아서 조약을 맺은 것이 3일만에 드러난다. 기브온 사람들이 사는 성읍에 이스라엘 백성이 도착하여 진멸하려 할 때 자신들이 속아서 화친 조약을 맺음을 알게 되었다. 이 일로 공동체는 소용돌이가 일어났다. 백성들은 자신들의 대표로 세운 족장들을 원망했다.
앞장서서 책임지고 일을 할 사람들이 바른 결정을 하지 못하고 속아서 한 결정 때문에 우리가 하나님의 명령을 지키지 못한다는 불평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경험했다. 속아서 한 결정이지만 그들 마음에서 두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하나님 말씀에 불순종함으로 받게 될 형벌이 걸렸을 것이다.
하지만 속아서 한 맹세도 지켜야 할 맹세이다. 약속은 깨뜨리면 안 된다. 족장들과 여호수아는 속아서 한 결정이지만 그래도 기브온 족속을 죽이지 않고 살린다. 약속을 지킨다. 비록 속아서 한 약속일지라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자신들의 결정이 어떤 한 개인이나 공동체의 결정이 아니라 여호와의 이름을 위한 결정인 것을 알았다. 그러니 그 약속을 깨뜨리면 안 되는 것이다.
백성들도 족장들의 설득을 받아들인다. 대신 거짓말을 한 기브온 사람들을 자유민으로 받아준 것이 아니라 종으로 세운다. 생활할 때 개인적인 필요를 돕도록 세운 것이 아니다. 여호와의 제단에서 제사를 드릴 때 물을 긷고 나무를 패는 사람으로 삼는다. 거짓말을 한 사람만이 아니라 기브온 사람들 전체와 앞으로 자자손손 종으로서 일을 해야 할 것을 말한다.
거짓으로 속인 것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어느 사회나 사회적 약속이 깨어지고, 공적인 선언들이 깨어지면 그 공동체는 무너지게 되어 있다. 신의를 저버리는 사람이 많고, 약속이나 맹세를 가볍게 생각하는 사회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안전하고 평안한 사회생활을 하는 것은 사회적 규약을 서로가 잘 지킬 것을 믿기 때문이다.
사회적 약속들을 깨뜨리는 사람이 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처벌하고 형벌을 받게 하는 이유이다. 그래야 어느 사회이든 존속할 수 있고, 사회 구성원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기에 하나님의 사람으로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내며 살아야 할 사람들이다. 하나님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신다. 아니 거짓말을 하실 수 없다. 하나님을 본 받아 살아야 한다.
기브온 사람들은 자신들의 생사 박탈권을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족장들에게 위임한다. 이제 당신 손에 우리가 있으니 우리를 당신들 의향에 좋은 대로 결정하라는 것이다. 죽이든 살리든 우리가 달게 받겠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여호수아와 족장들을 그들의 생각을 따라 결정하지 않는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주신 말씀을 기억하고, 그 말씀을 따라 결정한다.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하기에 약속을 따라 생명을 살리고, 대신 종살이를 하게 한 것이다. 우리도 다른 사람과 약속을 쉽게 깨뜨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결정을 할 때 내 생각과 의향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뜻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말씀과 말씀 안에 흐르는 정신이다. 하나님 앞에서 말씀을 묵상하며, 말씀이 교훈하는 대로 생활함으로 빛과 소금으로 살기를 소망한다.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자랑하며 사는 하루가 되길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