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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113:5) 여호와 우리 하나님과 같은 이가 누구리요 높은 곳에 앉으셨으나
(시 113:6) 스스로 낮추사 천지를 살피시고

성탄절은 하나님의 사랑 이야기이다. 아들을 내어주신 아버지의 사랑 이야기이며,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인간의 몸을 입으신 하나님의 사랑 이야기이다.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인간의 몸을 입는 불편함을 선택하셨다. 모든 것을 다스리고 섭리하시는 분이 다스림을 받는 자리로 내려 오신 것이다. 시공을 초월하시는 영원하신 하나님이 역사의 시간 속으로 들어오신 사랑 이야기이다.

하나님의 사랑은 찾아오는 사랑이다. 우리가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사랑이 아니다. 가장 높은 하늘 보좌에서 우리를 관망하고 둘러보기만 하는 하나님이 아니다. 가장 낮은 곳으로 찾아오셨다. 보잘것없는 작은 시골 마을 베들레헴으로 오셨다. 평범하고 가난한 요셉의 가정으로 오셨다. 여관에 머물 형편이 안 되어 말구유에 태어나셨다. 하나님이 우리를 찾아오신 것이다.

하나님이 찾아오신 이유는 우리를 살피시기 위해서다. 하늘 보좌를 스스로 포기하셨다. 하나님 아버지와 영광과 권능이 동일하신 분이시지만, 그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기를 스스로 비우셨다. 그리고 이 땅에 내려오셨다. 사람의 몸을 입고 오셨다. 죽음이라는 한계를 가진 인간의 몸을 입고 오셨다. 죄에 매여 죽음의 종노릇 하는 우리를 풀어 자유케 하려고 찾아오셨다.

우리를 찾아오신 예수님은 천지를 살피신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 세계를 살피신다. 모든 것을 살피신다. 둘러보시고 보살피고, 필요를 채우시기 위해 오셨다. 우리의 연약함을 체휼하시고 그 연약함을 동정하며 연약함을 뛰어넘어 하나님의 놀라운 일을 감당하게 하려고 찾아오셨다. 하나님의 원대한 계획을 따라 섭리하기 위해 찾아오셨다. 우리를 구원하여 하나님 나라로 인도하려고 오셨다.

살피신다는 것은 우리를 불편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를 연약함과 부족함을 온전하게 하고 채워주시기 위함이다. 우리를 유익하게 하려는 것이다. 섬세하게 살피시고 파악하고 계시다 가장 적절한 때, 꼭 필요한 때 도움을 주시기 위함이다. 하나님은 정한 때를 따라 일하신다. 천지 만물도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신다. 우리의 형편을 잘 아시는 하나님이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신다.

우리들의 머리카락 수도 세신다 하셨다. 누가 자기 머리카락의 수를 알고 있겠는가? 인간에게 불가능한 일이다. 창조주 하나님이시기에 가능하다. 머리카락 수까지 아신다는 것은 모르는 것이 없다는 말씀이다. 우리의 숨겨진 부분까지 빠짐없이 아신다. 우리가 감추고 싶은 부분, 몰래 꼭꼭 마음 깊숙이 숨겨둔 것까지 아신다. 우리 마음을 만지시고 새롭게 하시는 분이시다.

눈에 보이는 행동과 살아가는 환경의 변화만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부분,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움직임까지 살피신다. 우리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이다. 관심의 표현이다. 권위적 살핌이 아니다. 겸손한 돌봄이다.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흐뭇하게 한다. “역시 하나님이시다”라는 고백이 저절로 나오게 하신다. 하루가 기대된다. 일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볼 기대감이 생긴다.

성탄절 아침 하늘의 하나님을 바라보며 감사와 찬양을 드린다. 우리를 사랑하심을 보여주시고, 우리가 그 사랑을 힘입어 하나님 자녀답게 살게 하려고, 우리를 구원하여 하나님 백성답게 살게 하려고 우리를 찾아오셨다. 우리를 찾아오신 성탄의 주님을 마음껏 찬양하고,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길 소망한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마 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