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 20:7) 그 주간의 첫날에 우리가 떡을 떼려 하여 모였더니 바울이 이튿날 떠나고자 하여 그들에게 강론할새 말을 밤중까지 계속하매
바울은 주의 일을 할 때 적극적이면서 동시에 최선을 다해 열정적으로 사역을 했다. 어느 지역에서 복음을 전하다 떠날 때가 되면 짐을 정리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던 것은 아니다. 떠나기 전날은 더 많은 시간을 내어 교제하고 말씀을 나누기 위해 시간을 사용했다. 드로아에서 복음을 전할 때도 그러했다. 시간을 채우기 위해, 마지못해 일한 것이 아니다.
바울의 사역에는 기쁨이 있다. 그 주간의 첫날은 안식일 후 첫날을 뜻한다. 일요일을 말한다. 사람들은 토요일, 안식일에 대부분 모였다. 그런데 어떤 그룹들은 일요일, 주의 날에도 모였다. 부활의 주님을 기억하며 함께 모여 말씀을 나누고 예배했을 것이다. 초대교회 안에 다양한 날을 선택하여 예배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떡을 떼려 하여 모였다는 것은 성찬을 겸한 예배를 드렸다는 것이다. 항상 주님의 죽으심, 십자가와 부활을 기억하며 주님의 명령을 따라 성찬식을 거행한 것이다. 교제의 떡을 나누고, 우리가 주 안에서 한 몸임을 기억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배웠을 것이다. 바울은 그때 말씀을 강론하는데 밤중까지 계속 가르셨다. 늦은 시간까지 길게 말씀을 가르친 것이다.
당시 모임은 밤중 늦게까지 진행되는 경우는 특별한 경우이다.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고 쉬어야 할 시간에 말씀을 계속하여 전하는 일은 전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에게 쉽지 않은 시간이다. 그럼에도 계속하여 말씀을 전하며 가르친 것은 떠남이 아쉬웠기 때문이다. 헤어지기 싫었던 것이다. 믿음의 형제자매들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바울은 계속되는 핍박과 장애물을 만나면서도 함께 길을 가는 믿음의 형제자매를 사랑했다. 오히려 어려울수록 더 함께 뭉치고 사랑하는 것처럼 바울도 여러 동행자와 함께하며 맡기신 사명의 길을 가고자 급히 행동했다. 때로는 육지로, 때로는 바다로, 어떤 길이 가장 좋은 길인지 하나님의 뜻을 구하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헌신적이었다.
시간이 관리되지 않으면 까닭 없이 버려지는 시간이 있다. 지혜로운 사람은 시간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오늘 이 시간을 선물로 주신 하나님을 생각하며, 내가 무엇을 해야 할까 항상 질문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것이 많다. 시간도 그중 하나이다. 시간을 흐르는 대로 흘러가도록 하지 않고 귀하게 사용해야 한다. 하나님의 뜻을 성취하기 위해 힘쓰라는 것이다.
길게 말씀을 가르칠 때 졸음을 이기지 못한 유두고라는 청년이 창문틀에 앉아서 말씀을 듣다가 큰 어려움을 겪는다. 추락사가 일어난 것이다. 소동이 일어나고 괜히 오해 살만한 자리에 있었다고 조용히 도망할 사람도 있다. 바울은 이런 마음들을 알고 불필요한 말을 절제하게 하고, 그를 위해 기도한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아직 생명을 주시고 부활의 하나님이심을 보여 주신다.
매일 주를 위해 헌신하며 살아갈 때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할 수 있다.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증거가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크게 차이가 난다. 성도는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은혜로 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떠나는 순간까지 시간을 아끼며 헌신적으로 복음을 전했던 바울처럼 하나님이 부르시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복음 전도자의 삶을 살기를 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