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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14:62)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그니라 인자가 권능자의 우편에 앉은 것과 하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너희가 보리라 하시니

대제사장이 예수님을 심문한다. “네가 찬송 받을 이의 아들 그리스도냐” 묻는다. “하나님의 아들이냐? 메시아냐?” 묻는 것이다. 예수님의 정체가 궁금해서 질문한 것이 아니다. 믿고 따르려고 확인하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예수님의 꼬투리를 잡아서 제거하려는 것이다. 이것만 정확하게 확인하면 신성 모독죄로 엮어서 사형 선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님은 이 질문에 ‘내가 그니라’ 대답하신다. “하나님의 아들이며, 메시아”라고 대답하신 것이다. 이제껏 주님은 자신의 정체에 관한 질문을 해도 대답을 피하셨다. 오히려 표적과 여러 기적을 행하신 후에 자신의 정체에 대해 침묵할 것을 말씀하셨다. 철저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셨던 주님이 이젠 분명하게 대답하신다. “내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다, 메시아”라고 선포하신 것이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이제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이 땅에 육신의 몸을 입고 오실 때도 때가 차매 오셨다. 이제 예수님께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실 때가 된 것이다. 대속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십자가의 길을 걸으셔야 할 때가 되었다. 주님은 그 대답에 자기 생명이 달려 있음을 아시면서도 분명하게 대답하셨다.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신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신다. “인자가 권능자의 우편에 앉은 것과 하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너희가 보리라”. 고난 당하신 인자가 죽으시고 부활하신 후 승천하실 것을 말씀하셨다. 승천하셔서 아버지 보좌 우편에 앉을 것에 대한 말씀이다. 또한 때가 되면 구름 타고 오는 것을 보리라고 하셨다. 재림의 주님으로 오실 것에 대한 약속이다. 다시 오실 때는 심판주로 오시는 것이다.

우리가 믿고 따르는 주님, 2천 년 전 십자가에 매달리신 주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다. 구원자이시다. 심판자이시다. 그런 심판자를 세상의 권력자들이 심문한다. 심판하셔야 할 분이 피고석에 서 계시다. 판결하셔야 할 분이 심문당하고 계시다. 그것은 우리가 당해야 할 심문과 심판이다. 재림의 날, 주의 자녀들을 위해, 죄인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우리의 죄를 짊어지시며 심문당하셨다.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심문하며 죽이지만 주님은 인류의 죄를 짊어지시고 십자가의 길을 가신다. 주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묵상한다. 대속의 길, 인류의 구원을 위한 길, 십자가의 길이다. 죽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자들 앞에서 당당하게 권세 있게 대답하시는 주님의 모습을 배운다. 진리를 붙잡고, 아버지의 뜻을 따라 걸어가는 길이다.

하나님 아버지는 십자가의 길을 묵상하는 우리도 주님을 따라 살기를 원하신다. 내가 원하는 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길을 걸어가길 원하신다.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일임을 알면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정체를 밝힌 주님처럼 우리도 당당하게 밝혀야 할 정체성이 있다.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이며, 하나님의 은혜로 이렇게 산다는 것을 드러내야 한다.

우리는 살아 있는 그리스도의 편지이다. 우리의 삶을 통해 세상 사람들이 하나님을 볼 수 있도록 살아야 한다. 당당하게 내가 예수 믿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천하 모든 일에 때가 있다고 했다. 때를 분별하는 지혜를 구하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살기를 소망한다. 힘들고 어려운 십자가의 길이라도 믿음으로 걸어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