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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상 20:34) 벤하닷이 왕께 아뢰되 내 아버지께서 당신의 아버지에게서 빼앗은 모든 성읍을 내가 돌려보내리이다 또 내 아버지께서 사마리아에서 만든 것 같이 당신도 다메섹에서 당신을 위하여 거리를 만드소서 아합이 이르되 내가 이 조약으로 인해 당신을 놓으리라 하고 이에 더불어 조약을 맺고 그를 놓았더라

하나님의 말씀을 힘입어 전쟁을 준비하고 싸운 아합은 아람 군대와 반복되는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다. 산에서만이 아니라 평지에서도 대승을 거둔다. 하나님이 이기게 해 주심을 분명하게 보여주신다. 패전하여 아벡 성읍에 도망한 이만 이천 명의 사람에게 성벽을 무너뜨려서 몰살하게 하신다. 사람의 힘이 아니라, 사람의 전략으로 이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손길로 승리한 것이다.

대패하고 모든 것을 잃은 벤하닷 왕은 항복을 선언하고 신하들과 함께 선처를 구한다. 무릎을 꿇고 패장답게 생명을 구걸한다. 어떻게 해서든지 목숨을 건져야 다시 싸울 힘을 비축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고국에 돌아가면 아직 많은 백성이 자기편에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수치와 치욕의 날이어도 내일은 반드시 해가 떠오를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항복했을 것이다.

아합은 항복하는 벤하닷을 형제로 여기며 명예를 회복시켜 줄 뿐만 아니라 살려서 돌려보낸다. 대신 조약을 맺는다. 아버지 시절부터 빼앗아 간 땅과 성읍을 돌려주고, 다메섹에 아합의 이름을 붙인 거리를 만드는 조건이다. 승리를 만끽하며 아합은 자기 이름을 높인다. 그리고 승자의 아량을 패자 앞에서 자랑하듯 인심을 쓴다. 그런데 어떻게 얻은 승리인가? 아합이 힘쓰고 노력하고, 전략을 잘 짜서, 병사들을 잘 훈련하여 이긴 승리인가? 자기의 이름을 높여야 하는가?

아합은 어리석은 행동을 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힘입어 준비하고 싸워서 얻은 승리이다. 하나님이 은혜를 베풀어 주심으로 승리했다. 그렇다면 아람 왕 벤하닷이 항복했을 때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하나님께 먼저 물어야 한다.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난 후 하나님의 뜻을 따라 처리해도 늦지 않다. 그런데 승리한 후에는 자기 마음대로 행동한다. 어리석게 행동한 것이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 것 같다. 하나님을 배반하고 하나님을 대적하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하나님을 존중하고 하나님 말씀을 따라 사는 사람으로 변하기는 어렵다. 반대급부가 있고, 자기 행동으로 인해 이익이 주어진다면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지만, 손해 보는 일이고 희생해야 하는 일이면 피하는 우리의 모습과도 닮았다. 이런 모습은 신앙이 아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버리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하나님이 하신 일을 자기가 한 것처럼 행동하는 것도 문제이다. 실제로 곰곰이 살펴보면 내 능력과 지혜가 아니라 하나님의 선물인데 내가 힘써서 한 것처럼 나를 드러낼 때가 있다. 우리의 부패한 본성이 은근히 고개를 들면서 자아를 드러내라고 부추긴다. 그러니 아합처럼 어리석게 행동한다. 그것인 망하는 길이며, 하나님의 심판을 부르는 행동임에도 주저하지 않고 행한다. 그래서 깨어 있어야 한다. 순간마다 하나님의 뜻을 묻고 기도하며 믿음의 길을 걸어야 한다.

하루를 살아갈 때 하나님 앞에서 살기를 원한다. 믿음의 선배들처럼 하나님 앞에서 산다는 의식을 가지고 하나님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기를 원한다. 내 생각과 말과 행동은 유보하고 하나님을 따르길 기도한다. 나를 드러내기보다는 선하시며 사랑 많으신 하나님을 자랑하며 살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