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상 13:6) 왕이 하나님의 사람에게 말하여 이르되 청하건대 너는 나를 위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께 은혜를 구하여 내 손이 다시 성하게 기도하라 하나님의 사람이 여호와께 은혜를 구하니 왕의 손이 다시 성하도록 전과 같이 되니라
여로보암 왕이 하나님의 사람에게 요청한 내용이다. 어려움을 만났을 때 일반적인 후원기도를 요청하는 것처럼 보인다. 만약 그런 것이라면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행동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여로보암 왕의 손이 마른 것은 하나님의 경고에도 멈추지 않고 자기 생각대로 행동했기 때문이다. 심판의 말씀을 전하는 하나님의 사람을 붙잡아 자기 마음대로 하려 했기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우상숭배이다. 말씀에 불순종함으로 발생한 일이라면 먼저 자신을 돌아보며 회개해야 한다. 그러나 여로보암은 뉘우치거나 회개하지 않는다. “너는 나를 위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께” 은혜를 베풀어 주시도록 기도해 달라는 것이다. 자신의 하나님이 아니다. 하나님의 사람의 하나님이다. 그는 철저하게 현재 발생한 문제만 해결해 주시길 기도 부탁한다. 현세적 필요만을 위한 기도요청이다.
재미있게도 하나님은 하나님의 사람이 기도할 때 이런 여로보암의 요청에 응답해 주신다. 왕의 손이 다시 성하여 전과 같게 해주셨다. 응답해 주신 것은 여로보암 때문이 아니다. 그의 신앙을 보시고 회복시켜 주신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사람이 하나님께 구한 기도를 들으신 것이다. 여로보암에게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보여주시고, 하나님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갖고 회개할 수 있도록 한 번의 기회를 더 주시는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징벌이 하나님이 하신 일임을 확인해 주는 것이다.
손을 치유 받은 왕은 하나님 앞으로 나아오지 않는다. 겨우 자신을 위해 기도해 준 하나님의 사람에게만 선대하려 한다. 잘 먹여주고 적당한 보상을 해주면 될 것으로 생각하고 함께 집에 가서 먹고 쉬자고 제안한다. 예물도 챙겨줄 것을 약속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람은 죄와 타협하지 않는다. 잘못한 왕과 손을 잡지 않는다. 왕의 집 절반을 준다고 하여도 죄와 타협하지 않을 것을 분명하게 한다. 하나님의 사람으로 죄와 자신을 분리하고, 거룩하신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다.
우리의 시선은 사람을 사용하시는 하나님에게 고정되어야 한다. 우리의 삶에 일어나는 모든 환경을 보면서 배후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우연이 없다. 까닭 없이 펼쳐지는 환경이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하기에 만나게 하시고, 겪게 하시는 것이다. 때로는 힘들어 눈물짓게 하시고, 때로는 환하게 웃으며 찬양하게 하신다. 어떤 상황을 만나든지 우리는 하나님 앞에 서야 자신이 보이고 겸손하게 기도할 수 있다.
오늘 하루도 우리의 마음속까지 정확하게 보시고 판단하시는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길 기도한다. 죄를 경계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함으로 세속에 물들지 않기를 기도한다. 세속화의 강력한 유혹을 분별할 지혜는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하나님의 뜻을 찾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할 때 열매가 맺힌다. 오늘 하루도 모든 환경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내 생각보다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행동하길 소망한다.
무엇보다 사탄의 유혹과 죄의 오염 가운데 신음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이 믿음의 길을 걸어가도록 복음을 나누고, 사랑으로 섬기는 하루가 되길 기도한다. 성령 하나님께서 일하심으로 죄인들이 회개하고 주께로 돌아오며, 함께 하나님을 예배하는 구원의 역사가 계속되는 하루가 되길 기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