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22:12) 하나님이 발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그들과 함께 가지도 말고 그 백성을 저주하지도 말라 그들은 복을 받은 자들이니라
발락이 보낸 물질과 사신들에 마음이 움직인 발람은 하나님의 뜻을 알고자 묻는다. 자신이 가서 이스라엘 백성을 저주하고 싶다는 것이다. 저주해야 발락으로부터 재물을 받고, 명예도 얻을 수 있기에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일이었다. 발람이 매달리고 애를 쓰지만, 하나님의 대답은 단호했다. 이스라엘 백성을 저주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을 저주할 수 없는 이유를 말씀하신다. 이스라엘 백성은 ‘복을 받은 자들’이기 때문이다. 누구 이렇게 말씀하시는가 하나님이시다. 이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릴 뿐만 아니라 사람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분이시다. 그분이 이스라엘에 복을 주셨다. 그리고 그 백성은 ‘복을 받은 백성’이라고 선포하신다.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 길을 지나 이곳 모압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이 표현할 수 없을 수많은 복을 베풀어 주셨다. 홍해를 건넌 것과 싸워서 이길 수 없는 대상들을 이긴 것, 만나와 메추라기로 40년 광야 생활을 견딘 것, 반석에서 물을 얻어먹은 것, 지난 광야 생활을 돌아보면 모든 것이 은혜이며, 하나님이 베풀어 주신 복 때문에 생존할 수 있었다. 누가 보아도 이스라엘은 복을 받은 백성이다.
복을 받은 백성이라는 선포는 그 누구도 저주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나님이 복을 베풀었는데 그 어떤 신이나 사람이 저주하여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 사신들과 가지도 말고, 가서 저주할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마음을 가지고 복을 베풀고 저주하지 말라는 것이다. 인간적인 필요를 채우기 위해, 개인의 영달을 위해 흔들리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따르라는 요청이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사는 것이 복을 누리는 길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다른 사람을 저주하는 삶이 아니라 복을 베푸는 삶을 살기 원하신다. 한 입술을 가지고 어떤 사람은 저주하고, 또 어떤 사람은 축복하는 삶을 살지 말라고 하신다. 한 우물에서 쓴물과 단물이 동시에 나올 수 없는 것처럼 한 사람의 입술로 축복하기도 하고 저주하는 삶을 살지 말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저주만 하라는 말씀도 아니다. 축복하는 삶을 살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사람은 어디를 가든지, 누구를 만나든지, 어느 집에 들어가든지 축복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주님도 복음을 전하는 사람을 파송하면서 어느 마을이나 집에 들어갈 때 먼저 그 집에 평안을 빌라고 하셨다. 축복하는 삶을 살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마음을 가지고 만나는 사람, 이웃을 축복하며 살자. 복을 받은 사람은 그 복을 힘입어 사는 사람이다. 하나님이 주신 복으로 마음의 폭을 넓혀야 한다. 넉넉한 품을 가지고 이웃을 품어야 한다.
어떤 사람을 만나도, 그 사람이 전에 나에게 불편한 말을 하고 실망하게 했다고 하여도 하나님의 마음으로 그를 대하자. 대접받고 싶은 대로 대접하라고 하셨다. 가는 말이 좋아야 오는 말도 좋다. 우리는 하나님의 복을 받은 사람이다. 하루의 삶이 이웃을 축복하고, 넉넉한 품으로 품어주는 위로자로 살기를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