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 19:13) 그 종 열을 불러 은화 열 므나를 주며 이르되 내가 돌아올 때까지 장사하라 하니라
열 므나 비유이다. 주인이 종들을 불러 각각 므나를 나누어 준다. 모든 사람에게 한 므나씩이다. 차등으로 나누어 준 것이 아니다. 동일하게 나누어 준다. 그 므나를 가지고 장사를 하라고 한다. 무기한 장사가 아니다. 장사 기한을 정해 준다. 주인이 돌아올 때까지이다.
므나를 가지고 장사한 사람들은 모두 남겼다. 어떤 사람은 열 므나를 남겼고, 어떤 사람은 다섯 므나를 남겼다. 그런데 그중 한 사람은 한 므나를 받은 그대로 가지고 왔다. 그리고 수건에 싸서 잘 보관했다고 가져왔다고 고백한다. 그렇게 행동한 이유가 있었다. 주인은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는 능력자로서 심지 않은 것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그냥 가져왔다고 말을 한다.
심지 않은 것을 거둔다는 표현은 엄격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는 주인을 무서워하고 두려워했다. 손해를 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장사하여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피하려고 수건에 싸두었다. 결산을 하는 날 원금만 가지고 왔다.
원금을 지킬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을 선택했고, 자신은 지혜롭게 행동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주인에 대해 오해했다. 주인은 무자비하고 엄한 사람이 아니다. 한없는 자비를 가진 분이다. 그리고 핑계한다. 주인이 엄한 사람이어서 장사하여 손해를 입히면 큰일 날 것 같아서 수건에 싸 두었다 가져왔다는 것이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자신의 게으름이다. 자기합리화이다.
므나를 가지고 장사한 사람들은 손해를 입은 사람이 없다. 다 남겼다. 다섯 므나를 남겼고, 열 므나를 남겼다. 그러면 주인 준 므나로 장사를 하면 손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설령 손해가 발생해도 힘껏 장사한 종들을 책망하지 않으신다. ‘필생즉사 필사즉생’이라는 말처럼 손해를 감수하고 최선을 다할 때 이윤이 남는 것이다.
주인은 원금도 주시고, 장사하여 이윤을 남긴 것도 주시고, 여기에 더하여 상도 주셨다. 은혜로 시작하여 은혜로 마무리하신다. 처음부터 끝까지 은혜이다. 주인은 무자비하거나 냉혈한 같은 분이 아니다. 따뜻하고 풍성하고 은혜로운 분이시다.
오늘 내게 주신 므나를 주신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다시 돌아본다. 재능과 시간과 자원들, 그리고 나를 부르신 부르심의 소명. 싸서 감추어 두지 않고 주의 나라와 하나님 영광을 위해 마음껏 사용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설령 잃어버릴까 걱정하지 않고, 충성스럽게 헌신함으로 질병에 노출될까 두려워하지 않고 신실하신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충성하기를 소망한다. 맡은 자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충성이다(고전 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