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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그들이 무겁게 멘 멍에와 그들의 어깨의 채찍과 그 압제자의 막대기를 주께서 꺾으시되 미디안의 날과 같이 하셨음이니이다” (사 9:4)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다 무거운 멍에를 짊어지고 산다. 무거워 어깨가 처져 있다. 그 어깨에 내리치는 채찍이 있다. 억압하고 압제하는 사람들의 막대기가 힘들게 한다.

첩첩산중이다. 짐을 짊어지고 있는데 또 다른 짐이 더해진다. 잘 짊어지고 있는데 더해지는 짐은 견딜 수 있다. 그러나 겨우 짊어지고 일어섰는데 또다시 거기에 짐이 더해지면 쓰러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중치가 적용되는 것이다. 표현되지 않았지만, 분명히 마음까지 무거워졌을 것이다.

이런 우리들의 짐을 주께서 꺾어 주신다. 벗겨 주신다. 가볍게 짊어지고 가게 하신다. 미디안의 날과 같게 하신다.

미디안의 날이 어떤 날인가? 하나님은 기드온에게 싸울 사람을 선별하게 하셨다. 많은 사람을 돌려보내고 300명의 용사만을 남기신다. 내 힘이 아니라 하나님이 도우심으로 이겼음을 고백하게 하시려는 것이다. 하나님의 열심을 보여주시려는 것이다.

미디안과 싸우는 무기는 칼과 전차가 아니었다. 항아리와 횃불이다. 전쟁의 도구로 사용될 수 없는 것들이다. 전혀 상관없는 것을 들고 나아가게 함으로 하나님께서 이 싸움을 싸우실 것을 은유적으로 말씀하신 것이다. 기드온과 그 군대는 하나님 말씀에 따라 순종하는 것이 유일하게 행한 일이다. 전쟁의 전략이라고 볼 수 없는 독특한 방법으로 강한 미디안의 군대를 이기게 하셨다.

여전히 덜어지지 않을 것 같은 이 세상의 무거운 짐들이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중압감을 넘어 고통으로 다가온다. 한 번뿐인 인생이다. 우리의 노력과 힘으로 미디안과 같은 강력한 세력을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주님은 우리를 이 세상 속에서 하나님 백성으로 살아가라 하신다.

현재적 삶, 오늘이 중요하다. 그런데 죽음 이후의 세계도 있다. 현재 짊어진 짐과 내세에 누릴 영생의 복락을 생각한다. 누가 우리들의 무거운 모든 짐과 내면에 해결될 것 같지 않은 아픔을 말끔히 씻어 주시고 가볍게 덜어 주실 수 있는가?

구주 예수님이시다. 하나님이 우리를 찾아오셨다. 손수 멍에를 벗겨 주실 것이라 약속하셨다. 흑암 중에 빛을 비추어 잃어버린 즐거움을 회복시켜주시고, 두려움 대신 평강을 누리게 해 주신다. 모든 것이 내 노력의 결과가 아니다. ‘하나님의 열심’이 이루신 것이다. 다름 아닌 은혜이다.

그래서 그 은혜를 노래한다. 그리고 고백한다. “은혜 아니면 살아갈 수가 없네. 호흡마저도 다 주의 것이니 세상 평안과 위로 내게 없어도 오직 예수뿐이네.” 그 은혜가 나를 감싸고 은혜가 나를 이끌어가는 하루가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