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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31:31) 야곱이 라반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내가 생각하기를 외삼촌이 외삼촌의 딸들을 내게서 억지로 빼앗으리라 하여 두려워하였음이니이다

야곱은 라반을 두려워했다. 하나님께서 가나안 고향으로 돌아가라 말씀하시면서 함께 해 주실 것을 약속받았다.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떠나는 길이다. 그런데도 그의 마음에 두려움이 있었다. 아무 말도 못하고 야반도주 하듯 외삼촌이 양털을 깎기 위해 집을 비웠을 때 조용히 도망한다. 두려움 때문이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빼앗길 수 있고, 생명조차도 위험하다는 두려움이다. 외삼촌에게 아내 라헬과 레아, 그리고 자녀들까지 빼앗길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다.

이런 두려움은 무엇 때문에 생겼을까?

첫째, 이제껏 외삼촌 라반이 보여준 행동으로부터 나왔을 것이다. 야곱은 외삼촌에게 불이익을 당하고 여러 번 속고 있음을 알면서도 떠나지 못하고 자신이 속을 수밖에 없었다. 대항할 힘도 없었고, 무엇보다 자신이 힘들고 어려울 때 거두어 주셨을 뿐만 아니라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그리고 먹고 살 수 있도록 배려해 준 분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둘째, 외삼촌과 힘겨루기를 하면 자신은 경쟁상대가 아님을 알았기 때문이다. 외삼촌이 마음만 먹으면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갈 힘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그러니 외삼촌이 이제껏 붙잡아서 떠나지 못했는데 다시 붙잡는다면 떠날 수 없을 것이고, 그래도 떠나길 고집한다면 가족과 재산 다 내놓고 가라고 억지를 부린다면 싸울 힘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셋째, 무엇보다 자신이 신뢰하고 의지하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분명히 야곱에게 말씀하셨다. 하나님이 함께 하실 것이니 믿고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라 하셨다. 라반보다 더 크시고, 이제껏 라반의 재산을 야곱에게 옮기신 하나님께서 안전하게 고향으로 돌아가게 하실 것을 믿었다면 도주하는 야곱이 아니라 당당하게 작별인사를 하고 떠나는 야곱이 되었을 것이다.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들이 있다. 최근 계속하여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의 영향력이다. 방역을 잘 하고 있다 생각했는데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지역감염 의심 사례가 생겼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감염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생겼다. 우리가 아무리 조심하고 예방을 해도 전혀 알 수 없는 누군가 바이러스를 감염시킨다면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이란 두려움이다. 그리고 질병에 노출되면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다.

이런 두려움을 물리칠 힘이 어디에서 나올까? 믿음이다. 그러면 우리가 붙잡아야 할 하나님에 대한 믿음은 무엇인가? 오늘 내가 붙잡고 살아가는 믿음은 무엇인가?

하나님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은 그 하나님이 우리 생명의 주관자라는 사실이다. 하나님의 허락 없이는 참새 한 마리도 떨어지는 법이 없다고 하셨다. 그 하나님은 우리에게 좋은 것 주시길 원하시는 분이시다. 하나님은 결코 우리가 두려움에 사로잡혀 아무런 활동도 못 하고 걱정하며 주저앉아 있기를 원치 않으신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가 가져야 할 믿음이 있다. 하나님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과 하나님께서 자신을 찾는 자들에게 상을 주시는 분,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 분이시라는 사실이다.

이 믿음이 우리 신앙의 근거이다. 오늘 우리 삶을 당당하게 만들고 힘있게 걸어가게 할 믿음이다. 믿음이 나의 생활과 상관없는 삶이 아니라 믿음 때문에 평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를 소망한다. 보이지 않지만 여전히 나를 바라보시며 일하시는 하나님 때문에 행복한 하루가 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