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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 1:21) 나는 네가 순종할 것을 확신하므로 네게 썼노니 네가 내가 말한 것보다 더 행할 줄을 아노라

도망한 노예를 처벌하지 말고 용서해 달라는 요청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이다. 이 말씀이 쓰여진 시대에는 노예는 사람이 아니라 물건처럼 취급당하던 시대이다. 주인의 마음대로 해도 아무런 벌을 받지 않는 시대이다. 평범한 노예가 아니라 손해를 입고 도망한 노예를 용서해 주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바울을 영접한 것처럼 영접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바울은 빌레몬이 오네시모를 용서하고 사랑으로 받아 줄 것을 확신했다. 이제는 자신에게 손해를 입히고 불편함을 가져다준 사람이 아니라 형제로, 동역자로, 마치 바울을 영접하듯 영접해 줄 것을 확신했다. 한 믿음 안에서 하나님이 베풀어주신 사랑을 본받아 살아가니 흔들리지 않는 서로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바울은 빌레몬이 순종할 것을 확신했다. 단순히 말한 것만을 순종하는 것이 아니다. 억지로 마지못해 하는 순종이 아니다. 기쁨으로 자원하여 순종했다. 그래서 바울은 내가 말한 것보다 빌레몬이 더 행할 줄을 안다고 고백한다. 바울이 이제까지 경험해 온 빌레몬은 적어도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가진 성도라고 증거하는 것이다.

전혀 가능성이 없는 사람에게 기대만 잔뜩 하는 것이 아니다. 바울과 빌레몬 사이에 맺어진 관계가 이런 격려와 기대를 하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빌레몬의 섬김으로 오네시모는 골로새교회에서 빌레몬과 동역을 하고, 후에 에베소의 주교가 되었다는 순교자 이그나티우스의 편지가 있다.

한 사람의 좋은 일꾼이 세워지기 위해 여러 사람의 헌신과 사랑의 수고가 있었다. 그러나 분명하게 알아야 할 것은 사람의 수고와 헌신의 열매가 아니다. 사람을 통로로 쓰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사람을 변화시킨다. 하나님의 사랑이 사람을 변화시킨다.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서 만져준 사람마다 변화되었다. 자기 삶을 내려놓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일꾼들이 되었다. 하나님의 사랑이 한 사람을 변화시킨 것이다. 주님은 끊임없이 사랑으로 사람들을 만지셨다. 그리고 우리도 주님의 만지심을 본받아 사람을 회복하고 치유하는 사람이 되는 꿈을 주셨다.

하나님이 고치지 못할 사람은 없다. 하나님이 우리를 통하여 일하시도록 우리의 손과 발을 내어드려야 한다. 나의 손과 발이 통로가 되어 낙심하고 상처 입은 영혼들을 치유하여 새롭게 세우는 역사가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