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95:7) 그는 우리의 하나님이시요 우리는 그가 기르시는 백성이며 그의 손이 돌보시는 양이기 때문이라 너희가 오늘 그의 음성을 듣거든
하나님을 찬양해야 할 이유가 있다. 하나님이 우리를 책임지고 돌보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목자가 양 떼를 돌보듯 우리를 돌보신다.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듯 우리를 돌보신다. 아니 인간 목자나 부모는 때로 실수하고 양육의 빈틈을 보이지만 하나님은 그렇지 않다. 가장 완벽하고 좋은 길로 인도하시며 우리를 돌보신다.
기르시고 돌보신다는 것은 우리의 삶의 모든 것을 책임져 주신다는 것이다. 양들이 아플 때 어디가 아픈지 세밀하게 살피고 치료하는 사람이 양의 목자이다. 걸음걸이를 살피고, 먹는 것을 살피고, 눕는 것을 살핀다. 평소와 다른 것은 없는지, 불편한 것은 없는지 꼼꼼하게 챙긴다. 양들을 한 번 살펴보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다. 한 마리씩 이름을 불러가며 살핀다.
하나님은 우리 하나님이시다. 나의 하나님이시며, 동시에 우리 하나님이시다. 나를 기르시며, 믿음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우리를 돌보시는 분이시다. 교회라는 공동체를 결코 소홀히 여길 수 없는 이유이다. 하나님은 나만 홀로 믿음 생활하는 것보다 형제자매들과 함께 믿음 생활을 하라고 하신다.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고, 어려운 위기를 만났을 때 이겨낼 힘이 나온다.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낫고,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함께 길을 가는 것은 서로 불평하고 싸우는 관계가 아니다.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정죄하는 관계가 아니다. 이웃을 내 몸처럼 생각하며 서로를 배려하고 협력하는 것이다. 주님의 마음을 품고 주님처럼 겸손하게 이웃을 나보다 낫게 여기며 한 마음을 품는 것이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같은 목적으로 믿음의 길을 가는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소유이며, 하나님이 기르시는 양이라면,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야 한다. 하나님의 음성을 잘 들으라 하신다. 오늘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라 하신다. 과거에 들었던 말씀이 아니다. 오늘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야 한다. 매일 하나님 앞에서 나를 살피며, 오늘 하루의 삶을 돌아보며 하나님 앞에 먼저 기도해야 한다. 하나님의 은혜를 덧입어 믿음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하나님의 음성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순종이다. 무릎을 꿇어 경배하며, 그 말씀이 복종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내 삶을 이끌어 가도록 내 삶의 중심 보좌를 내어 드리는 것이다. 내 생각과 계획보다는 하나님의 말씀과 교훈은 붙잡고 사는 것이다. 내가 드러나고 자랑하는 삶이 아니라 하나님이 드러나고 복음을 자랑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서는 마음이 완악하면 안 된다. 마음이 부드럽고 촉촉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품을 수 있어야 한다. 좋은 땅에 떨어져야 말씀이 씨앗이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을 잘 간직하고 사는 것이다. 말씀이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한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한 번 믿고 기도했다고 하여도 당장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 있다.
조급함을 내려놓고 묵묵히 그리고 변함없이 우리를 위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한다. 내가 잘 느끼지 못한다고 멀리 계시거나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우리의 상태가 어떠하든지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하신다. 우리는 그의 기르시는 백성이며, 그의 돌보시는 양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마음에 새겨진 양 떼이다. 조용히 한 해를 돌아보며 우리를 인도하신 하나님의 손길에 대해 감사와 찬양만 가득하기를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