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0:7-9) 7) 이 환상을 나 다니엘이 홀로 보았고 나와 함께 한 사람들은 이 환상은 보지 못하였어도 그들이 크게 떨며 도망하여 숨었느니라 8) 그러므로 나만 홀로 있어서 이 큰 환상을 볼 때에 내 몸에 힘이 빠졌고 나의 아름다운 빛이 변하여 썩은 듯하였고 나의 힘이 다 없어졌으나 9) 내가 그의 음성을 들었는데 그의 음성을 들을 때에 내가 얼굴을 땅에 대고 깊이 잠들었느니라
다니엘이 세 이레 동안 기한을 정하고 기도한다. 일반적인 기도가 아니라 금식하며 기도한다. 음식을 절제하며 하나님만 의지하고 바라보며 기도할 때 한 환상을 보게 된다. 힛데겔 강가에서 환상 중 인자 같은 이, 성육신하기 전 예수님을 만난다. 환상을 볼 때 그에게 일어난 여러 가지 일들을 기록한다.
❶홀로 보았다(7절). 환상이 여러 사람에게 집단적으로 보여질 수도 있지만 다니엘에게 하나님은 개인적으로 다가오신다. 모든 사람이 다 동일할 수 없듯이 하나님은 다니엘에게만 홀로 보여주셨다. 때때로 하나님이 찾으시고 마음에 합한 한 사람을 통해 하나님의 일을 펼쳐가신다.
❷함께 한 사람들이 있었다(7절). 세 이레를 정하고 기도했다. 다니엘은 이 기도 중에 환상을 보았다. 그런데 그때 함께 한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은 다니엘을 섬기는 사람일 수 있다. 또한 다니엘과 마음을 같이한 기도의 동역자로 볼 수도 있다. 이들이 누구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❸함께 한 사람들이 다니엘처럼 환상을 보지는 못했지만 ‘크게 떨며 도망했다’(7절). 자신들에게 주어진 환상이 아니다. 다니엘이 환상을 볼 때 나타난 현상이다. 5절과 6절 말씀에 나오는 ‘한 사람’의 모습을 보면 떨며 엎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들은 정확하게 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크게 떨며 도망한 것’은 무언가를 감지한 것이다. 낌새를 알아차린 것이다. 하나님의 임재는 느낄 수 있다고 다가오시는 것이다.
❹다니엘도 기도 중 빛나는 주님의 모습을 목도했다(5-6절). 기도에서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다. 하나님과 친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그냥 허공을 치고 떠나는 기도는 아닌가? 기도가 대화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느낌도 없이 기도의 자리를 일어서지 않은가? 대화식 기도가 회복되어야 한다. 사람들 사이의 대화식 기도라기보다 하나님과 대화로서의 기도이다. 말씀을 통해 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그것에 반응하는 것이 기도이다. 그러니 기도는 근본적으로 쌍방 교류(two way communication)이다.
❺큰 환상을 볼 때 ‘몸에 힘이 빠졌다’(8절). 환상을 보면 신나고 더욱 힘이 솟을 것처럼 생각된다. “하나님을 한 번만 보면 더 잘 믿을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많은 사람이 한다. 아직 믿지 않는 사람, 처음 믿기 시작하면서 아직 하나님을 경험하지 못한 분들의 한결같은 생각이다.
그러나 다니엘을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힘이 빠지고, 빛이 변하여 썩은 듯하고, 힘이 다 없어진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다음 이어서 9절을 보면 ‘그의 음성을 들었다’ 몸에 힘을 빼는 것은 ‘하나님께서 음성을 들려주기 전’ 먼저 밑 작업을 하신 것이다. 인간적인 생각과 방법, 계획, 열심 등을 다 내려놓게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준비를 시키는 것이다.
하나님 앞에 기도할 때 내 힘을 북돋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도록 인간적인 것들을 내려놓아야 한다. 다니엘이 왜 기간을 정하고 기도할 때 음식들 철저하게 절제하고, 얼굴에 기름을 바르지 않았겠는가? 하나님만을 바라고 들려주시는 음성을 듣겠다는 자세이다. 그렇게 나아간 다니엘도 하나님이 먼저 몸에서 힘을 빼게 하신다면 우리는 두 말 할 것 없다.
❻하나님 앞에 서고, 하나님을 대면할 때 항상 힘이 솟는 것만은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힘이 솟아날 것이다. 그렇지만 과정 중에는 힘이 빠지고, 얼굴빛이 썩은 듯 느낄 수 있다. 신체적으로 탈진하고, 정서적으로 영적으로 힘이 들 수 있다. 고난을 넘어 강건해지는 것이다. 우리의 연약함의 자리에 더욱 하나님의 뜻과 영광이 확연히 드러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 내 생각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시는 말씀을 따라 걸어가는 사람이 진짜 제자이다.
오늘 하루도 내가 죽고, 내 힘이 다 빠지고 하나님의 말씀이 들려오는 것임을 잊지 말자. 기도를 통해 힘을 얻겠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영적 전쟁터에서 이길 하늘의 지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는 기회로 삼기를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