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전 2:16) 지혜자도 우매자와 함께 영원하도록 기억함을 얻지 못하나니 후일에는 모두 다 잊어버린 지 오랠 것임이라 오호라 지혜자의 죽음이 우매자의 죽음과 일반이로다

시간 앞에서는 장사가 없다는 말이 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지혜로운 사람이나 어리석은 사람이 동일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해 아래에서 허무함을 해소할 수 없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 동일해 진다는 뜻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하나씩 평준화가 이루어지는데 40대에는 미모가, 50대에는 지성이, 60대에는 물질이, 70대에는 정신이, 80대에는 목숨이 동일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스갯소리처럼 시작한 말이지만 우리 인생의 한계를 분명하게 내다보며 나온 말이다. 정말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이 평준화 되어서 신 앞에서 한 피조물로 서게 된다.

죽음을 맞이할 때 무엇이 일반화되고 평준화될까?

❶사람들의 능력이다. 사람들마다 나름의 장단점이 있는데 생활하는 중 이런 것으로 인해 불편한 평가를 받을 때가 있다. 세상은 능률을 중요시한다. 실력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그래서 실력을 갖추려고 애를 쓴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 이런 능력도 평준화된다.

❷명예와 영광도 잊혀진다. 지혜로운 사람이나 어리석은 사람이 영원히 그렇게 기억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 때가 되면 잊혀진다. 그래서 어려운 일을 만나 마음 아파할 때 조용히 기다릴 때가 있다. 세월이 약이라고 생각한다. 일정 시간이 흐르면 잊혀지고, 언제 그랬느냐는 듯 새로운 삶을 살 것을 믿기 때문이다.

❸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인생이다. 죽음 앞에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지혜자나 우매자나,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다 동일하다. 모두가 다 빈손으로 돌아간다. 지금 누리는 것을 영원히 누릴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영원한 것은 없다. 이 모든 것을 섭리하시고 주관하시는 분은 하늘의 하나님이시다. 우리가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어야 하는 이유이다.

❹자기의 소유를 자랑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잠시 위탁받은 물질을 자기 소유로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만을 위해 사용하고, 자기만의 성을 쌓으려 하는 것이다. 아무리 견고한 철옹성이라고 해도 반드시 무너진다. 땅에 있는 장막이 무너지는데 자기 소유를 자랑하는 어리석은 부자처럼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

❺우리의 자랑은 십자가이다. 십자가는 우리를 향한 사랑의 증거이며, 복음의 진수이다. 하나님이 인간을 사랑하셔서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오셔서 자기 생명의 내어주신 증거가 십자가이다.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우리 죄를 다 해결하시고, 우리에게는 죽음 대신 영원한 생명을 선물로 주셨다. 사랑은 목숨까지 아까워하지 않고 내어주는 것임을 가르쳐 주셨다.

잠시 있다 사라질 것들을 집착하고 그것을 자랑하는 삶을 살지 않기를 소망한다. 바울의 고백처럼 나의 자랑은 십자가라고 고백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죽음 너머의 영원한 생명의 길을 열어 주신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그 사랑 안에서 오늘 하루도 넉넉히 이길 수 있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