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21:3) 만일 누가 무슨 말을 하거든 주가 쓰시겠다 하라 그리하면 즉시 보내리라 하시니
예수님은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면서 나귀 새끼를 타고 가기를 원하셨다. 감람산 벳바게에 이르렀을 때 두 제자에게 어미 나귀와 새끼 나귀를 끌고 오라 하신다. 만약 누가 무슨 말을 하면 ‘주가 쓰시겠다’ 하라 하셨다. 무슨 암호문 같은 이 말씀에는 많은 교훈이 담겨 있다.
❶주님은 모든 일을 계획하신 대로 행하신다. 건너편 마을에 나귀와 나귀 새끼가 매여 있을 것을 미리 아셨다. 또한 누구든지 나귀를 왜 끌어가는지 묻는다면 ‘주가 쓰시겠다’ 하면 줄 것이라는 말씀이다. 사전에 예수님과 나귀 주인 사이에 ‘주가 쓰시겠다’ 말하는 사람에게 이 나귀를 주라고 말을 맞춘 것 같이 느껴진다. 하나님의 아들로 이 땅에 오신 주님이 미리 아시고, 미리 계획하심(주님의 예지예정)을 볼 수 있다.
❷예언의 말씀을 이루시기 위함이다. 스가랴 선지자(슥9:9)와 이사야 선지자(사62:11)의 예언을 이루시기 위함이다. 주님의 길은 언약의 말씀을 이루시는 길이다. 충동적인 선택이나 기분에 내키는 대로 걷는 길이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고 다 이루어짐을 증거 하시는 것이다. 약속의 말씀, 언약의 말씀을 귀히 대하고, 그 말씀을 따라 살아야 하는 이유이다.
❸구약에 예언된 이 땅의 구원자, 메시아 되심을 선포하기 위함이다. 구약에 예언된 말씀을 이루심으로 자신이 우리의 구원자, 메시아 되심을 증언하는 것이다. 우리를 구원하기 오셨다는 것이다. 로마의 압제로부터 나라를 해방하기 위해 오신 분이 아니라 사탄의 결박을 꺾고 참된 자유, 참된 생명을 주시기 오셨음을 선포한 것이다.
❹‘주가 쓰시겠다’는 말씀은 예수님이 우리들의 삶의 주관자, 주인 되심을 선포하는 것이다. “주가 쓰시겠다”라고 말씀할 때 아무런 반대나 문제 제기 없이 내어주는 것은 모든 것의 참 소유주가 주님이시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우리의 주인이시다. 우리가 가진 시간, 재능, 물질 등 모든 것이 다 주님의 것이다. 우리는 주님이 가라는 곳에 가며, 멈추라는 곳에 멈추며, 무엇이든지 쓰시기를 원하실 때 기쁨으로 내어드려야 한다.
❺‘주가 쓰시겠다’ 말씀하실 때 모두가 다 순종한다. 제자들도 막연한 일처럼 보이지만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나아간다. 나귀의 주인도 순종한다. 나귀와 나귀 새끼도 순종한다. 주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도 주님의 뜻을 이해하고 순종하는 것이다. 세상적 생각에 사로잡혀 주의 말씀에 뒷걸음질하지 않고 ‘아멘’ 순종하며 따라가야 한다.
❻주님은 ‘즉시 보내리라’ 하셨다. 주저함 없이, 아무런 이유도 붙이지 않고 내어 주리라 말씀하셨다. 진짜 소유주가 쓰시기를 원하시기에 이의가 없는 것이다. 주인이 필요하다면 이유를 붙이지 말고 즉시 순종해야 한다. 시간을 끌면 생각이 달라진다. 사탄이 그 길을 가지 못하도록 방해를 하고, 자꾸 우리 마음에 다른 생각을 심으려 하기 때문이다. 순종은 즉시해야 한다. 내 생각을 첨가하지 않고 주님 말씀대로 하는 것이다.
❼그래서 주께 쓰임을 받는 것이 행복이다. 주께서 쓰시기를 원하신다면 무엇이든, 언제든지 내어 드릴 준비를 해야 한다. 소유권이 내게 있지 않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주님께서 맡겨주셨다. 우리는 청지기이다. 맡겨주신 것을 관리하는 관리이다. 그런데 주인이 쓰시고자 하실 때 거부하는 것은 관리인의 마땅한 자세가 아니다. 우리의 소유권, 생사박탈권, 존재가치 모든 것이 주님께 있다. 언제든 주님이 원하실 때 기쁘게 내어드리자.
❽우리에게 맡겨주신 것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결산할 날이 있다. 마태복음 25장의 달란트 비유는 이것을 분명하게 증거한다. 우리에게 맡겨진 달란트를 어떻게 사용했느냐 평가하고 결산할 날이 반드시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가진 것들을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지 돌아 보아야 한다. 주님의 예루살렘 입성과 구원 사역을 위해 하나님이 쓰신 사람들과 나귀를 보면서 마음에 교훈을 삼아야 한다.
주의 일에, 주님 손에 쓰임을 받는 것이 가장 존귀한 일이다. 우리는 ‘내 필요, 내 일’이 아니라 ‘주의 일’ 우리 가진 것을 사용하는 것이 행복임을 고백하며 살아야 한다. 써 주심 그 자체가 행복이다. 오늘도 내 삶을 주께 헌신하게 원하시는 아버지를 바라본다.
어떻게 내 모든 것을 주가 쓰시도록 내어드릴 수 있을까? 행여 마음에 기쁨이 없이 마지못해, 억지로 내어주지 않기를 기도한다. 조건적으로, 내 마음에 선별하여 드리지 않기를 기도한다. 남는 것, 내게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만 드리지 않기를 기도한다. 내게 가장 소중한 것, 주께 가장 필요한 것, 아니 내 모든 것을 다 기쁨으로 드릴 수 있기를 기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