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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7:9) 또 이르시되 너희가 너희 전통을 지키려고 하나님의 계명을 잘 저버리는도다

예수님께서 바리새인들에게 하신 말씀이다. 당시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던 정결 규례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이다.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은 손을 씻지 않고 먹는 예수님의 제자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밖에 나갔다 들어와서 음식을 먹는다면 당연히 손을 씻어야지, 왜 씻지 않은 손으로 음식을 먹느냐는 판단과 평가이다.

손을 씻고 먹는 ‘정결 규례’는 좋은 의도와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세상에서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기 위해 제정한 규례이다. 하나님을 더 잘 섬기기 위한 목적이다. 좋은 목적과 의도로 시작되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왜곡되었다.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전통을 지키기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저버렸다. 사람의 계명을 하나님의 계명보다 우위에 놓았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고자 애썼지만, 문제는 말씀이 아닌 다른 것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더 큰 가치를 둔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보다 인간의 행위가 강조되면 반드시 문제가 발생한다. 자신을 드러내고, 이웃을 평가한다. 이것이 교만함이다. 교만함을 패망의 길이다. 정결 규례를 통해 자신을 살피고 더 하나님을 잘 섬기기 위해 사용하지 않고, 자기 의를 드러내고, 이웃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나를 살피고, 내 삶에 적용하라고 주신 말씀이다. 이웃을 판단하는 목적이 아니다.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은 하나님 중심으로 살고,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라고 주신 말씀을 인간 중심으로 해석한다. 자기를 드러내고 자랑하는 데 사용한다. 행동할 때 사람의 생각과 판단이 중요하다. 사람들의 평판이 중요하다. 그러니 예수님의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 먹게 된 이유와 동기는 살피지 않는다. 율법의 기준으로, 자신들이 정한 인간적인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평가한다. 율법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사랑은 사라지고 비판과 판단만 있다.

인간이 신앙생활의 중심에 서면 반드시 겉치레를 하게 되어 있다. 이것을 종교적 허례허식, 외식이라고 한다. 입술로는 하나님을 공경하지만, 마음은 멀리 떠나있는 것이다. 예수님을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의 행동을 정확하게 보고 ‘회칠한 무덤’과 같다고 하셨다. 겉만 멋지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내면의 마음을 더 중요하게 보신다. 겉을 다듬기 전에 먼저 내면을 살펴야 한다. 육체의 건강함도 중요하지만, 영혼의 건강이 더 중요하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덧입은 사람들이다. 하나님을 섬기며 ‘하나님 백성됨’의 도리를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을 섬기는 것, 주신 말씀을 따라 살아가는 것이 우선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결코 인간됨의 도리를 저버리라고 하지 않는다.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면서 사람을 멸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 계명의 요약은 하나님을 사랑과 이웃 사랑이다. 사랑의 이중 계명은 어느 것이든 소홀히 하지 않는다. 같은 마음으로 사랑하게 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됨의 증거를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종교적 행위가 아니라 말씀을 따라 살아가는 삶에서 찾아야 한다. 믿음의 힘은 변화된 사람의 모습에서 나온다. 지속적으로 하나님을 닮아가는 모습이다. 껍데기만 멋진 사람이 아니라 알맹이가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먼저 하나님의 은혜와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기자. 하나님의 은혜와 말씀을 따라 순종하며 살자. 말씀을 지켜 행하는 순종으로 세상 사람들과 구별되게 살아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