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파리들이 향 기름을 악취가 나게 만드는 것같이 적은 우매가 지혜와 존귀를 난처하게 만드느니라”(전10:1)
적지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있다. 우매, 어리석음이 그중 하나이다. 아무리 좋은 향 기름일지라도
죽은 파리 몇 마리가 들어가면 악취가 나게 된다. 죽은 파리가 향유를 오염시키고, 향유를 못 쓰게 만드는 것이다. 적다고 무시하거나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된다. 우매가 이와 같다. 적은 양의 우매일지라도 지혜와 존귀를 난처하게 만든다. 많은 지혜자를 부끄럽게 만들고 결국은 넘어지게 한다.
적은 누룩이 덩어리 전체를 부풀게 만들고 한두 방울의 독이 물 전체를 오염시킨다. 적으나 큰 영향력을 가진 것이다. 적다고 가볍게 생각하면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 적고 작은 것까지도 꼼꼼하게 살피고 평가해야 한다. 피할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적은 양에도 대비하고 피해야 한다. 적은 양이니 큰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하는 것, 한두 번이니 괜찮으리라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라는 말이 있다. 전체가 잘하고 있어도 한두 사람이 전체를 욕 먹이는 경우이다. 공동체 내부의 한두 사람이 공동체 전체를 흔들 수 있다. 그 한두 사람이 지도자라면 더욱 그렇다. 지도자의 한두 마디는 공동체 회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어리석은 한 사람의 행동이 오랫동안 말씀과 기도로 쌓아 올린 공동체의 가치와 섬김을 한순간에 무너뜨린다.
지도자는 지혜로워야 한다. 시대를 꿰 뚫어보고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넉넉함이 있어야 한다. 시세를 분별하고 하나님의 뜻을 알아 행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한 때이다. 지도자의 우매함은 전체 백성을 시험에 빠뜨리고 난처한 상황으로 이끌어간다. 적은 우매여도, 한두 번의 실수니 괜찮을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그 한두 번의 양보가 상식과 도리를 넘어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을 만든다.
참된 지혜는 ‘하나님을 경외함’에서 흘러나온다. 하나님 앞에 서야만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바르게 알 수 있다. 자기를 살피고, 이웃도 함께 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우리는 누군가 점검하고 도와주지 않으면 쉽게 오염되고 넘어질 수 있는 존재이다. 자신만이 아니라 이웃까지 넘어뜨린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연약함을 발견해야 한다. 언제나 하나님의 도우심과 지혜를 구하며 살아야 한다.
오늘도 하나님 앞에 선 나를 본다. 강한 듯, 많은 것을 가진 듯 보여도 보잘것없는 존재이다. 아무리 지혜롭다고 하여도 한순간에 어리석은 선택을 할 수 있다. 또 우리는 아침 안개처럼 쉽게 사라질 존재이다. 소망은 오직 하나님뿐이다. 자신을 신뢰하는 우매함을 내려놓고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의 지혜를 덧입기를 구한다. 하나님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지혜 안에서 살기를 갈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