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슥 11:10) 이에 은총이라 하는 막대기를 취하여 꺾었으니 이는 모든 백성들과 세운 언약을 폐하려 하였음이라
양떼를 먹이는 두 개의 막대기는 은총과 연합이다. 양들이 푸른 초장에서 좋은 꼴을 먹고,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는 것이 은총을 베푸는 것이다. 이렇게 양을 기르면 그 양은 행복하게 자란다. 또 양들끼리 서로 싸우고 다투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연합하게 하는 것이다. 서로 협력하고 돌아보며 협력할 때 힘든 문제도 좀 더 쉽게 해결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양 떼에게 꼭 필요한 은총이 꺾이면 소망이 사라진다. 죽는 자는 죽는 대로, 망하는 자는 망하는 대로, 서로 물고 뜯는 대로 내 버려짐을 당한다. 가련한 양들을 돌아보지 않고 양육하지 않는 것이다. 자기 필요와 자기만 살겠다고 발버둥 하는 것은 이기적인 삶이다. 세상의 논리를 따라 사는 것이며, ‘약육강식’의 원리를 따라 사는 것이다. 이런 삶에는 소망이 없다.
우리가 사는 시대는 자신의 가진 힘과 능력에 따라 평가받는 시대이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자기 자산을 늘리고 가치를 높이기 위해 분주하다. 적어도 다른 사람이 필요로 하는 무언가를 가지기 위해 애를 쓴다. 성실하게 노력하여 그 수고의 대가를 누리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은총이다. 수고함에 은총이 더해질 때 풍성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은총이 없어도 잘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은총이 없어진 삶은 상상이 어렵다. 자기 힘과 노력만으로 사는 세상이 정직한 세상 같지만 척박하고 힘든 세상이다. 힘들고 지칠 때 마음을 시원하게 하고, 여름철에 마시는 얼음냉수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은총이다. 은총이 있어야 지친 마음을 쉬어갈 수 있고, 힘을 낼 수 있다.
사랑의 손길을 베풀어도 반응이 없고, 돌아오기를 한없이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다. 자기 배만을 불리며 자기 자랑으로 무장되어 자기중심적인 삶, 교만한 삶을 산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는다. 하나님을 생각하지도 않는다. 자기 힘만으로도 잘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동체의 지원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의 지원이 없이는 누구도 생존할 수 없다. 그러니 스스로 속고 있다.
자기중심적인 삶을 살면 주변의 사람들을 떠난다. 모든 사람이 이기적인 삶을 살면 세상은 무미건조하고 척박해진다. 힘의 논리만 남는다. 힘이 있는 사람만 살아남는다. 하나님은 더불어 살기를 원하신다. 항상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돌아보며 나누며 살기를 원하신다. 그래도 아직 세상에 온기가 남아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은총을 베푸시기 때문이다. 남은 것을 거두시면 정말 살기 힘들어진다.
은혜 아니면 살 수 없는 존재이다. 그래서 기도해야 한다. 은총의 막대기가 꺾이지 않기를 소망한다. 내게 베풀어 주신 은총을 기억하며 살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그 은총이 오늘의 내가 되게 했다면 자랑할 것은 나에게 있지 않고 은총을 베푸신 하나님에게 있다. 하나님을 자랑하고 하나님을 드러내는 삶을 살기를 기도한다. 하나님의 넉넉한 사랑을 이웃이 알 수 있도록 사는 것이다.
하나님이 기뻐하는 삶이 무엇일까 마음에 새긴다. 어려운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며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의 것을 나누는 것이다.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을 사랑으로 품는 것이다. 사랑에 목마른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누는 것이다. 하나님이 얼마나 좋은 분이신지 착한 행실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다. 세상를 변화시키는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하며 사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와 그의 뜻을 위해 오늘 하루도 살기를 기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