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64:8) 그러나 여호와여, 이제 주는 우리 아버지시니이다 우리는 진흙이요 주는 토기장이시니 우리는 다 주의 손으로 지으신 것이니이다
신앙생활에서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관계 설정이 매우 중요하다. 하나님은 우리 아버지이시다. 우리를 지으신 분이시다. 우리는 진흙이지만 하나님 아버지는 토기장이이시다. 토기장이가 원하는 대로 그릇도 빚어내고, 다양한 도구들로 빚어낸다. 토기장이가 진흙 한 덩어리를 손에 들고 무엇을 만들 것인지에 스스로 결정할 권한이 있다. 어떤 작품을 만들 것인지에 관한 결정은 전적으로 토기장이의 몫이다.
‘우리는 다 주의 손으로 지으신 존재’라는 고백은 어떤 한 사람도 예외가 없다는 뜻이다. 모두 하나님의 손으로 지음 받았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든지 믿지 않는 사람이든지 모두 다 하나님의 작품이다. 하나님은 자기 작품인 모든 사람을 보면서 탄성을 내셨다. “내 마음에 진심으로 좋다.” 하나님의 이런 외침을 받고 지음 받은 존재가 우리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작품답게 살아야 한다. 어떤 작품이든지 작가의 손길이 묻어있음이 확실하게 드러난다. 작품은 그를 만든 작가가 누군지를 나타낸다. 우리도 하나님의 작품이라면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우리 삶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되어 있다. 하나님과 동행하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이미 우리 안에 계신 하나님이 이끄시는 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하나님의 성품과 하나님을 닮은 향기가 나오게 되어 있다.
우리 스스로 애써서 될 일이 있지만 불가능한 일도 있다. 하나님을 닮은 삶은 닮고 싶다고 하여 닮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드러나는 ‘닮음’은 ‘흉내 내기’이다. 흉내를 내는 인위적인 닮음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닮음은 ‘유전인자’ 때문이다. 아버지와 아들은 유전적 연결고리를 끊어낼 수 없다. 하나님은 우리를 흙으로 빚으시고 우리 안에 하나님의 유전인자를 불어넣어 주셨다. 그러니 우리의 가장 깊은 곳에는 하나님의 유전인자가 흐르고 있다.
죄로 오염된 우리가 주님을 만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 그 유전인자는 더 분명하게 나타나게 되어 있다. 손상된 하나님의 형상이 회복되고, 죄의 오염이 가리고 있던 하나님을 닮은 모습이 베일을 벗듯 드러나게 되어 있다.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감지하고 하나님이 주시는 변화에 자연스럽게 순응하면 된다. 그래야 신앙생활이 힘들지 않고 재미있어진다. 내 힘과 노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교만함을 내려놓고 이제는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이끄시는 대로 따라가기를 기도한다.
하나님은 나의 아버지이시다. 오늘도 토기장이로 나를 빚어가신다. 오늘은 어떤 그릇으로 빚으시고, 어떻게 사용하실지 기대한다. 매일 새롭게 빚으시고, 갈수록 하나님의 작품임이 드러나는 삶이 되기를 기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