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24:17) 너는 객이나 고아의 송사를 억울하게 하지 말며 과부의 옷을 전당 잡지 말라
어느 사회나 약자가 있다. 구약시대 나그네, 고아, 과부는 약자의 대표적인 사람들이다.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생존이 위협받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을 억울하게 하지 말며, 옷을 전당 잡아 추위 가운데 어려움을 겪도록 하지 말라고 하신다. 그들도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최소한의 권리를 지켜주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받은 존재로 존귀함이 손상되지 않게 하라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의 원리는 힘없는 자들이 권리를 빼앗기지 않고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곳이다. 사람에게 마땅한 권리는 먹고 마시고 잠을 잘 수 있는 기본생존권이다. 인간으로서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마땅히 지켜져야 할 권리이다. 그래서 누구나 일하고 일한 것에 대한 대가를 받도록 최저임금제와 같은 제도가 있다. 일할 수 없는 사람에게는 최저생계비를 지원한다.
인간의 마지막 자존심인 인권이 무너지면 그 사회는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없다. 그래서 세계는 유엔 산하 인권위원회가 같은 기구를 두어서 인권이 정당하게 보장되는지 나라마다 살피며 감시한다. 공의로운 사회가 세워질 수 있도록 관리하고 감독하는 역할이다. 인권은 나라들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잘 사는 나라가 어려운 나라들보다 더 잘 지켜진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인권도 돌아볼 여력이 생긴다. 생존권이 보장된 후에 인권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는 생존할 수 있도록 각 사람이 가진 것들을 흘려보내야 한다. 어떤 몇 사람이 재물을 독점하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다. 자기와 가족이 수고한 열매를 독차지하지 말고 일부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내어주라는 것이다. 생존권을 지켜주라는 것이다.
재판에서 공의를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 가난하고 약한 사람이 마지막 의지할 곳이 국가의 사법기관이다. 그런데 이런 기관조차도 돈이 있는 사람에게는 무죄를 선언하고, 돈이 없는 사람에게는 유죄를 선언한다. 법 앞에서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고 말을 하면서 행동은 불평등을 드러낸다. 송사를 억울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 정당한 판단을 받았다는 느낌이 있어야 한다.
과부의 옷을 전당 잡지 말라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사람의 마지막 남은 것까지 빼앗지 말라는 것이다. 과부에게 옷은 수치를 가릴 수 있는 최소한의 자존심이다. 그것마저 전당 잡으면 더 이상 버틸 힘까지 잃게 되는 것이다. 가난하고 연약한 사람이 생존할 수 있도록 때로는 조건 없이 자기가 가진 재물을 흘려보내라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더불어 사는 곳이다. 그 누구도 자기 힘과 노력만으로는 살 수 없는 곳이다. 각자가 맡은 일을 충실하게 감당하고, 이웃을 위해 섬길 때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며 사는 곳이다.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를 마음에 새겨야 할 때이다. 내가 살기 위해 이웃의 약점을 들추어내고 공격하는 행위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함께 망하는 길이다. 누구에게나 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기 위해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이웃을 위해 기꺼이 섬기는 것이다. 섬김은 가진 재물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이다. 마음이 넉넉한 사람이 이웃과 나눌 수 있고 섬길 수 있다. 하나님이 우리 각자에게 베풀어주신 은혜의 열매를 아는 사람이 섬길 수 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은 더불어 잘 사는 것이다.
하나님 사랑을 마음에 새기고, 복 중의 복, 가장 큰 복인 복음을 나누며 살기를 소망한다. 복음이 효과적으로 나눠지도록 하나님이 주셔서 얻은 재물도 나누며, 이웃에게 흘려보내는 삶을 살기를 기도한다. 하나님 앞에서 이기적이며 탐욕적인 삶을 내려놓고 은혜를 알고 나눌 줄 아는 사람으로 살기를 기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