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레 10:19) 아론이 모세에게 이르되 오늘 그들이 그 속죄제와 번제를 여호와께 드렸어도 이런 일이 내게 임하였거늘 오늘 내가 속죄제물을 먹었더라면 여호와께서 어찌 좋게 여기셨으리요

속죄제의 제물 중 제사장이 백성의 죄를 담당하며 반드시 먹어야 하는 규례가 있다. 백성의 죄를 짊어지고 그 죄를 제사장이 담당하는 것이다. 담당한다는 것은 처리한다는 것이다. 제사자의 죄가 제물에게 전가되어지고, 그 제물을 하나님 앞 거룩한 곳에서 먹으며 속죄하라고 하셨다.

모세는 아론과 남은 두 아들들이 반드시 먹었어야 할 제물을 먹지 않음에 대해 책망했다. 그 때 아론이 왜 이렇게 행동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속죄제와 번제를 여호와께 드렸는데도 자신의 두 아들 나답과 아비후가 죽은 것에 대해 먼저 떠올린다. 자신이 바르게 지도하지 못한 결과임을 슬퍼하며 회개하는 고백이기도 하다.

마땅히 먹었어야 할 제물을 먹지 않고 하나님께 태워드린 것은 하나님이 주신 말씀을 무시하거나 소홀히 여겨서 취한 행동이 아니다. 오히려 조심하며 거룩하신 하나님을 더욱 경외하며 선택한 행동이다. 먼저 떠나보내는 아들들에 대해 슬퍼하며 불편한 마음이 다 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상태로 제물을 먹는 것보다는 하나님께 태워드리는 것이 더 좋겠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자기 몫으로 주어진 고기를 불사르고 스스로 근신한 것이다.

설명을 들은 모세는 “그 말을 듣고 좋게 여겼다.” 조심하는 마음, 양심을 따라 스스로 삼가는 마음을 하나님은 받아주셨다. 마음의 상태가 중요하다. 딱딱하게 굳어서 율법을 문자적으로만 이해하고 실행하는 것은 위험하다. 하나님이 무엇을 위해 주신 말씀인지 생각해야 그 말씀의 진정한 의미가 살아나고, 거룩한 하나님 백성의 멋이 살아나는 것이다.

율법은 꽉 막힌 규정이 아니다. 딱딱하고 우리를 불편하게 하려고 주신 것이 아니다. 하나님 백성답게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내며 살라고 주신 것이다. 진리를 바르게 알고 이해하면 그 진리가 우리를 자유케 하리라는 주님의 말씀처럼 율법이 우리를 족쇄처럼 불편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참된 자유와 평안으로 인도한다.

율법의 정신을 바르게 이해해야 율법을 주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 수 있다. 간음하지 말라는 율법을 재해석하신 주님은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어도 간음한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실제 행동으로 옮겨진 죄를 반드시 해결해야 하지만 그 전에 우리가 조심할 것이 있다는 것이다. 마음 속으로 지은 죄부터 점검하라는 것이다. 마음속에 악을 품으면 그 악은 결국 우리를 흔들고 넘어지게 만든다.

마음이 무너져서 지은 죄가 더 큰 죄로 우리를 이끌어 간다. 그렇다면 마음 단속을 먼저 해야 한다. 주님은 우리의 겉모습만이 아니라 속사람, 마음 중심까지 거룩하고 깨끗하게 살기를 원하신다. 하나님 앞에서 말씀을 더욱 잘 준행하기 위해 말씀을 더 깊이 묵상하고 그 말씀의 의미를 곱씹어보아야 한다. 되새김을 통해 말씀의 맛이 살아나고, 내 삶을 거룩하고 믿음 안의 풍성한 삶으로 인도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