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88:13) 여호와여 오직 내가 주께 부르짖었사오니 아침에 나의 기도가 주의 앞에 이르리이다
시인은 자신이 처한 절망적 상황에 낙심하지 않고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 간절하게 기도한다. 죽은 자같이 된 자신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마치 무덤에 내려가는 자 같은 자신의 상황이 절망스러웠을 것이다. 하나님께 나아가 부르짖어도 속히 응답이 되지 않고 심지어 기도를 들어주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이다. 그래도 시인은 나의 구원의 하나님이라고 부르며 하나님께 기도한다.
시인은 언제 하나님께 기도하는가? 절망적인 상황을 만났을 때이다. 아마도 어려움을 당했을 때만이 아닐 것이다. 그가 평소에 기도한 사람이 분명하다. 기도의 능력을 안 사람이고,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해 본 사람일 것이다. 그러니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바라보며 기도할 수 있었다. 상황이 좋지 않아도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졌다.
시인은 아침에 자기 기도가 주의 앞에 이를 것을 믿었다. 아침은 하루가 시작되는 시간이다. 그래서 ‘새벽에’라고 번역할 수 있다. 시인은 하루의 시작을 기도로 시작한다. 한번만이 아니다. 매일 하나님이 응답하실 때까지이다. 그래서 아침마다, 하루를 시작한 새벽마다, 새벽의 첫 시간마다 하나님께 기도한다는 고백이다. 이렇게 포기하지 않고 기도할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분이시다. 외면하지 않고 반드시 응답하시는 분이시다. 우리가 기도를 드리면 그 기도는 사라지지 않고 반드시 하나님께로 올라간다. 그러니 우리가 기도할 때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집중하여 하나님을 바라보며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 전심으로 기도해야 한다. 바리새인들처럼 의미 없는 기도, 중언부언하는 기도를 내려놓아야 한다. 들어주시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의 기도를 버려야 한다. 말을 많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중심, 전심을 담는 것이다.
우리는 기도가 호흡이라고 믿는다. 호흡이 잠시라도 멈추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일정한 맥박으로 호흡해야 한다. 우리의 기도도 마찬가지이다. 기도가 끊어지면 성도의 영혼도 죽는다. 호흡이 없이 살 수 없다. 일정한 맥박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우리의 기도도 일정하게 드려져야 한다. 기도의 리듬이 있어야 한다. 리듬이 끊어지면 기쁨도 사라지고 하나님의 손길도 경험하기 어렵다.
나의 기도 생활은 어떠한지 돌아본다. 하나님 앞에 믿음의 기도, 쉬지 않는 기도, 일정한 리듬이 있는 기도, 낙심하지 않는 끊임없는 기도인가? 무엇이 우리를 기도의 자리에 무릎을 꿇지 못하게 하는가? 세상의 분주함이라면 분주할수록 더욱 기도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믿음이 부족하다면 믿음을 구해야 한다. 지혜를 구할 때 후히 주시는 하나님이시기에 연약한 믿음도 돈독하게 하시리라 믿는다.
하루를 시작하는 새벽에 주를 바라본다. 그리고 조용히 성도들의 삶을 품고, 나의 형편을 내려놓고 기도한다. 신실하신 하나님이 오랜 고난으로 지치지 않게 하시고 때를 따라 도우시는 은혜로 회복시키시고 세워주시길 기도한다. 호흡처럼 일정하게 기도하고, 때로는 날아가는 화살처럼 짧지만 분명한 기도로 하나님을 의지하길 소망한다. 주님! 날마다 주께 기도하며 하나님을 닮아 살게 하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