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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45:27) 그들이 또 요셉이 자기들에게 부탁한 모든 말로 그에게 말하매 그들의 아버지 야곱은 요셉이 자기를 태우려고 보낸 수레를 보고서야 기운이 소생한지라

애굽에 곡식을 구하기 위해 방문한 아들들이 돌아와 요셉이 살아있다는 이야기를 아버지 야곱에 전한다. 그냥 전전긍긍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애굽 땅의 총리가 되어 일을 잘하고 있다고 전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야곱의 첫 번째 반응은 어리둥절함이다.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죽었다고 생각한 요셉이 살아있고, 그것도 그 땅의 총리가 되었다는 말을 누가 믿겠는가. 농담으로 생각할 수 있다. 베냐민까지 빼앗아 가더니 이제는 별의별 말을 다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믿지 못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결정적으로 바꾼 것은 애굽에서 가져온 수레였다. 눈 앞에 펼쳐지는 증거들을 보면서 마음의 변화가 일어난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정말 요셉이 살아있고, 그의 지위가 높지 않으면 이런 일을 환경이 펼쳐질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성경은 야곱이 자신을 태우기 위해 요셉이 준비하여 보낸 수레를 보고 “기운이 소생”했다고 증거한다. 요셉의 생존이 믿어졌고, 살아생전에 빨리 요셉을 만나야겠다는 마음이 생긴 것이다. 무언가 할 일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니 사라진 힘이 솟고 눈빛이 살아난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꼭 보는 것만을 의지하며 살기를 원치 않으신다. 그러나 믿지 못할 때 눈앞에 정확하게 모든 것을 펼쳐주심으로 믿게 하실 때도 있다. 야곱은 수레와 온갖 선물들을 보지 않았다면 요셉의 생존 소식을 믿지 못했을 것이다. 애굽으로 내려가는 일도 많이 주저했을 것이다. 그러나 눈으로 확인된 것들을 통해 요셉의 생존을 확신했고, 그를 만나보리라는 마음으로 속히 일어나 짐을 싸서 애굽으로 이주할 수 있었다.

자신의 생활 터전을 내려놓고 새로운 곳으로의 이주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하나님이 행하시는 일, 아브라함에 주신 약속을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하나씩 하나님 뜻대로 이끌어가시는 것이다. 정해진 계획과 정해진 때를 향해 역사를 섭리해 가시는 하나님의 손길에 대한 신뢰가 필요한 때이다. 꼭 눈에 보이지 않아도 배후에서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지 않는다면 어떤 상황을 만나도 두렵지 않다. 오히려 기대하며 잠시의 고통을 감내할 수 있다.

오늘도 하나님은 살아계셔서 자신의 자녀를 위해 일하시는 분이시다. 그 하나님을 신뢰하며 믿음으로 걸어가길 소망한다. 이제껏 힘써 노력한 것들이 헛수고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고, 오히려 뒤로 퇴보하는 것처럼 보여도 이 모든 것을 지켜보시며 일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본다. 그리고 기도한다.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흔들리지 않기를. 비록 눈에 보이는 것이 나를 속여도 보지 않고도 믿는 자가 복이 있다는 말씀을 마음에 새긴다. 주님, 오늘도 주의 손 붙잡고 주의 말씀 따라 살아가도록 은혜를 베푸소서. 긍휼히 여겨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