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 2:15) 거기서 비로소 그의 포도원을 그에게 주고 아골 골짜기로 소망의 문을 삼아 주리니 그가 거기서 응대하기를 어렸을 때와 애굽 땅에서 올라오던 날과 같이 하리라
하나님은 우리의 삶을 책임지시고 인도하시는 분이시다. 때로 우리가 범죄하고 하나님 아닌 세상의 것들, 우상들을 따라갈 때 채찍질하시고 심판하신다. 사랑의 채찍이다. 넘어지고 망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회복시키고 거룩하게 다시 세우시려는 손길이다. 하나님은 변함없는 사랑으로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심을 믿어야 한다.
하나님은 항상 ‘거기서’ 시작한다. 거기는 거친 들이다.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광야이다. 우리가 실패하고 넘어지고 모든 것을 내려놓는 자리이다. 오로지 의지할 것은 하나님 한 분뿐임을 인정하는 곳이다. 저절로 하늘을 보게 되는 곳이다. 그런데 그곳으로 하나님이 우리를 데려가신다. 우리를 환난과 아픔 가운데로 데려가신다. 우리를 회복하시려는 사랑의 표현이다.
광야에 들어가야 비로소 하늘을 바라보고 하나님을 붙잡기 때문이다. 평안하고 풍요롭고 행복할 때는 자주 하나님을 잃어버린다. 하나님 없이도 나를 행복하게 해 줄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신앙의 위기는 힘들고 어려울 때보다 평안하고 좋을 때 더 많이 찾아온다. 그래서 하나님이 평안함을 주셨을 때 조심해야 한다. 깨어 기도하면 나를 살펴야 한다.
예수님은 시험에 들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라고 말씀하셨다. 기도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말씀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다. 내 필요를 채워달라고 하나님께 요구하고, 들어주실 때까지 떼를 쓰는 것이 아니다. 기도는 전적으로 하나님이 베풀어주신 은혜에 대한 반응이며, 우리의 삶을 하나님 손에 의탁하고 하나님과 동행하기 위해 주신 교제의 도구이다.
출애굽 한 이스라엘 백성을 광야로 인도하신 이유가 무엇인가. 하나님이 누구신지를 가르쳐 주시려는 것이다. 하나님만이 우리의 생사화복을 주관하며, 이 세상을 다스리고 섭리해 가시는 참 하나님임을 가르쳐 주려는 것이다. 그곳에서 구름 기둥과 불기둥으로 인도하시며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주신다. 만나와 메추라기로 우리를 먹이시며 우리 생명의 주관이심을 깨닫게 해 주신다.
하나님은 아골 골짜기도 소망의 문으로 바꾸시는 분이시다. 승리의 개선가를 부르며 행복해야 하리라고 생각한 곳에서 실패하고 망하고 도망하는 신세가 된 것은 한 가지 이유 때문이다. 우리가 하나님을 불신하고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간처럼 이 세상의 것들을 사랑하고 하나님 말씀에 불순종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거친 들에 포도원이 세워지게 하시고, 아픔의 상징인 아골 골짜기가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소망의 문이 되게 하신다. 힘들고 어려울 때 하나님의 손길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내게 손쓸 수 없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곳이 하나님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곳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유일한 소망이다. 세상의 것이 잠시 우리를 행복하게 할지 몰라고 영원한 행복, 참된 행복을 줄 수 없다.
애굽의 종살이에서 해방되어 나올 때 얼마나 좋았을까. 하나님이 어떻게 우리를 인도하실까 기대하면서 발걸음을 내디뎠을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꿈꾸게 하시는 분이시다. 소망을 품게 하신다.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더 풍성하고 행복한 삶으로 인도하실지 기대하게 하신다. 매일 말씀 앞에 설 때마다 꿈을 꾼다. 하나님과 함께함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꿈이다. 그 꿈을 이루실 하나님을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