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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1:35) 새벽 아직도 밝기 전에 예수께서 일어나 나가 한적한 곳으로 가사 거기서 기도하시더니

예수님은 전날 밤 늦도록 일을 하셨다. 그런데 새벽 이른 시간, 아직 밝기 전에 일어나셨다. 한적한 곳으로 가셔서 거기서 기도하는 시간을 갖으셨다. 지치지 않으시는 예수님의 모습이다. 어디에서 이런 힘이 솟아 나왔을까?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셨기에 여느 사람처럼 배고픔도 느끼셨고, 슬픔 앞에서는 눈물을 흘리셨으며, 피곤하실 때에는 폭풍우가 몰아와도 깊은 잠을 주무시는 분이셨다. 분명히 피곤하셨을 텐데 새벽 동이 트기 전 일어나 기도시간을 갖으셨다.

주님의 힘은 내면에서 솟아나는 힘이 아니라 위로부터 덧입혀지는 힘이었다. 위에 계신 아버지 하나님으로부터 온갖 좋은 선물들이 다 내려옴을 가르쳐 주신다. 주님에게는 늘 기도하는 일정한 시간과 일정한 장소가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 않을 시간과 장소를 선택하여 하나님과 교제의 시간을 가졌다. 위로부터 하늘의 은혜와 능력이 주어짐을 아셨기에 오로지 하나님 아버지와 교제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선택한 것이다. 하나님과의 만남을 소중하게 생각하신 주님의 모습을 배운다. 하나님과 교제하며 기도하는 시간을 갖고 있는가? 일정한 시간과 일정한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하나님과 교제하는 시간을 갖고 있는가? 위로부터 하루를 넉넉하게 이길 은혜의 힘이 내려옴을 기억하고 있는가?

코로나19로 인해 함께 모여 새벽을 깨우며 말씀을 나누고 기도할 수 없음이 안타깝다. 모여야 할 시간이 모이지 못하는 아픔이 무엇인지 새삼 깨달게 된다. 물이 없고, 먹을 것이 없는 기갈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껏 묵상할 수 없는 시간이 온다면 어떨까? 상상할 수 없는 시간이다. 믿음의 선배들이 직면했던 고난들 중 말씀을 묵상할 수 없고, 기도할 수 없었던 고난이 있었다. 다니엘과 세 친구에게도 이런 고난이 있었다. 목숨이 걸린 고난이었다. 목숨을 걸고 하나님을 바라보고, 기도하며 뜻을 정했던 그들을 보면서 이 새벽, 하늘의 은혜를 구한다. 지금이 은혜의 때이며, 하나님과 더욱 친밀한 교제를 나눌 수 있는 때 인줄 알고 깨어 기도하는 기도의 사람이 되길 소망한다.

주님은 기도하지 않아도 되는 분이 아니신가, 누구보다 말씀으로 충만하셨고, 아버지의 뜻을 시행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갖추신 분이시다. 그런데도 주님은 이른 새벽 하나님 아버지 앞으로 나아간다. 왜 이런 시간을 갖으셨을까? 이어지는 말씀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뒤따락 간다. 그리고 예수님께 말씀 드린다. “모든 사람이 주를 찾습니다” 그때 주님의 대답은 분명했다. “다른 가까운 마을로 가자” 하신다. 제자들은 주님께서 왜 이렇게 좋은 사역 현장을 두고 떠나자 하시는지… 조금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사역이 자리 잡으려 하니 떠나자 하시는 주님을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주님은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디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아버지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다 생각한 것이다. 주님은 하루 첫 시간을 아버지 하나님과 교제했다. 아버지의 뜻이 무엇인지 구했다. 그리고 자신이 이 땅에 오신 이유를 다시 새겼을 것이다. 제자들에게 다른 가까운 마을로 가자 하시는 이유가 분명했다. “거기서도 전도하리니 내가 이를 위하여 왔노라” 말씀하신다. 주님이 이 땅에 오신 이유가 하나님 나라 복음을 전하기 위함임을 분명히 하셨다. 어느 한 지역만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잃어버린 자들을 불러 구원하기 위해 오셨다. 그 일을 위해 편안하고 안정된 사역지를 기꺼이 내려놓고 새로운 복음의 불모지를 향해 일어서신다. 아버지의 뜻을 따라 행동하셨다.

하나님 앞에서 하루를 시작하면서 주님은 자기 정체성을 잃지 않고 매일 보내신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 사신 것이다. 주님을 본받아 그 뒤를 따르는 제자로서 아버지께서 주님을 보내신 것처럼 나 역시 보내심을 믿고 있는가? 보냄 받은 자로서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위해 깨어 기도하며, 하나님과 교제하는 시간을 통해 다시 마음에 새기는가? 여러 가지 산적한 일들 앞에서 우선순위가 분명한가? 오늘도 나를 사역자로 세우시고 부르신 주님 앞에서 부르신 소명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하나님 보시기에 부끄럽지 않도록,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이루는 삶이 되길 소망한다. 복음이 필요한 사람에게 복음을 나누며, 코로나 19고 마음 졸이는 믿음이 연약한 신자들을 다시 말씀으로 견고히 세우는 일에 소홀히 하지 않기를 기도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만 나누어지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