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 9:23) 천하의 열왕이 하나님께서 솔로몬의 마음에 주신 지혜를 들으며 그의 얼굴을 보기 원하여
누구나 지혜롭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지혜롭다는 표현 속에 담긴 긍정적 의미 때문이다. 하지만 성경에서 지혜롭다는 표현은 단순하게 성공을 이루기 위한 수단 정도가 아니다. 사람들과 관계를 잘 맺는 처세술도 아니다. 세상의 다양한 일들을 잘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학식이 뛰어나고 많이 배운 사람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성경이 말하는 지혜는 하나님을 경외함에서 흘러나오는 것이다(잠 9:10).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전제되는 것은 하나님을 아는 것이다. 하나님을 아는 것은 엄밀하게 말하면 내가 알고 싶다고 해서 다 아는 것이 아니다. 성경을 잘 읽고 배운다고 해서 생기는 것도 아니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하나님의 계시로 주어지는 것이다.
계시는 감추어진 것을 열어서 보여준다는 의미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자신에 대해 열어서 보여주는 만큼 알고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하나님을 아는 지식도 하나님으로부터 흘러나온다. 우리가 하나님을 경외하고 지혜롭게, 그리고 하나님 자녀답게 사는 것은 내 열심과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의 열매이다.
참 지혜를 소유한 사람은 그 지혜가 겉으로 드러난다. 소문이 난다. 열방의 왕들이 솔로몬에게 있는 지혜를 확인하고, 그의 지혜로운 가르침을 듣고자 모여들었다. 겉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혜는 관계를 통해서 잘 드러난다. 하나님을 만날 때, 그리고 사람들을 만날 때 지혜는 드러난다. 화평을 추구하는 관계인가 갈등을 만들어 내는 관계인지 살펴야 한다.
지혜가 가져오는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는 순종의 삶으로 나타난다. 지식에 머무르지 않고 삶을 변화시키는 힘이 되어 생활을 바꾸어 놓는다. 하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하나님이 없다고 말하며 하나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삶의 원리가 자기 자신으로부터 나온다. 그러니 이기적인 삶을 선택하고 자기중심적인 결정을 한다. 이기적인 삶에 맺히는 열매는 갈등이다.
지혜는 제일 먼저 우리의 마음을 바꾼다. 마음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보면 그 사람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지혜로운 사람인지가 드러난다. 하나님이 죄인을 찾아오심으로 일어나는 변화는 거듭남으로 시작된다. 거듭남은 마음의 변화이다. 땅의 것을 추구하며 살던 사람이 하나님 나라를 생각하며 하늘의 것, 위의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 살아간다. 마음이 바뀐 사람이다.
마음이 딱딱하게 굳어서 냉정하고 무정해 보이는 사람이 변화되어 마음이 부드러워진다. 사람을 대할 때 정이 묻어나고 사랑이 나타난다. 마음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그 안에 하나님의 영, 성령이 머물기 때문이다. 마음의 변화는 성령의 열매로 나타난다. 성령의 열매는 성품의 변화이다. 다른 사람을 대하는 성품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말과 행동이 하나님을 드러내는 삶이다.
하나님이 자신을 보여주시고, 우리 내면을 변화시키는 놀라운 은혜가 끊이지 않기를 소망한다. 신앙생활의 연수가 더해질수록 하나님의 성품을 닮은 인격이 나타나길 기도한다. 이웃들과 화평을 추구하며 하나님 나라 백성답게 살기를 기도한다. 그 삶이 소문이 나서 주변에서 그 삶을 보고자 모여드는 은혜가 있기를 기도한다. 오늘도 나를 변화시키며 하나님을 닮은 모습으로 다듬어 가실 하나님을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