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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5:26) 많은 의사에게 많은 괴로움을 받았고 가진 것도 다 허비하였으되 아무 효험이 없고 도리어 더 중하여졌던 차에

열두 해를 혈루증으로 고통당한 한 여인의 치유 이야기이다. 혈루증은 쉽게 고칠 수 없는 질병이다. 율법에 따르면 유출병으로 자신만이 아니라 접촉하는 사람까지 부정하게 만드는 질병이다. 마치 나병환자처럼 사람들과 접촉할 수 없고, 사람들과 분리된 공간에서 소외된 채 살아야 한다. 인간관계를 피폐하게 만드는 질병이다.

이런 질병을 앓는 여인은 고칠 수만 있다면 무엇을 하여서라도 고치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노력을 한다. 많은 의사를 찾아간다. 가진 것을 아끼지 않고 사용하여 고쳐보고자 한다. 이렇게 열심과 물질을 쏟아부으면 변화가 있어야 할텐데 결과는 정반대이다. 오히려 상황이 더 나빠진다. 돈도 다 허비하고, 질병도 더 중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은 인간 노력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 보여준다. 때로 우리가 열심히 살고, 노력하면 해결되는 것들이 많다. 그런데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우리의 영적인 문제이다. 영적인 부분에서 우리는 구제 불능이다. 구원과 관련하여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전적 부패의 상태에 있다. 하나님의 은혜를 베풀어 주시고, 구원해 주시지 않으면 소망이 없다.

육체적인 삶은 노력을 하면 그 질이 조금 나아질 수 있다. 그런데 노력을 통해 혈루증을 앓는 여인이 경험한 것은 더 큰 괴로움이었다. 노력하면 할수록 더 낙망이 되었다. ‘괴로움’이라는 단어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육체의 감각기관을 통해 직접 통증을 느낄 때 사용하는 단어이다. 오감을 통해 직접 경험하는 ‘괴로움’이다.

질병의 고통은 이루 표현할 수 없다. 기대하면 좋은 의사를 찾아다니고 좋다는 약을 구하여 먹고, 할수 있는 인간의 노력은 다 했는데도 병세는 더 악화되었다. 여인에게 질병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듯이 우리의 죄 문제도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 인간이 전적으로 부패하여 구제 불능상태이다. 노력하고 애쓰면 애쓸수록 부패하고 고통스러운 상태가 더욱 드러난다.

모든 것을 다 잃고, 더 큰 고통을 겪은 후에 이 여인은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나아온다. 소문에 따르면 예수님을 만나는 사람마다 인생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였음을 들었을 것이다. 자신도 예수님을 만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먼저 한다. 그리고 행동에 옮긴다. 예수님의 옷자락을 조용히 만진다. 결국 이 여인은 질병의 치유만이 아니라 영적인 구원까지 맛본다. 전인적인 구원을 경험하였다.

여인이 이런 놀라운 기적을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가? 믿음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선포하셨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을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는다. 이 여인도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믿음이 생겨 예수님 앞에 나아가 조용히 그의 옷 자락을 만졌다. 그리고 육체와 영혼의 질병을 치유받았다.

그러면, 우리들은 어떻게 오늘을 하나님의 기적을 체험하며 살 수 있을까? 먼저 예수님을 재발견하고, 바른 이해를 토대로 바른 믿음을 가져야 한다. 그 믿음을 따라 주님을 꼭 붙잡고 걸어가야 한다. 믿음이 내 삶에서 행동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사람들은 자기 나름의 안경을 쓰고 예수님을 바라본다. 자신이 가진 생각의 틀 안에 예수님을 넣어서 재해석한다. 그런데 이런 자기만의 주관적인 방식으로는 예수님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예수님이 우리들의 유일한 대안이라 확신한다면 예수님의 말씀에 더욱 매달려야 한다. 다른 것과 비교하는 저울질을 멈추어야 한다. 예수님은 결코 뷔페식당에서 취사선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음식들 중 하나가 아니다. 이것저것 해보다 안 되니 마지막에 마지못해 선택할 대상이 아니다.

예수님을 좀 더 깊이 그리고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말씀이 내게 들려올 때 마음 문을 활짝 열고 예수님을 바라보자. 시선을 예수님에게 고정하자. 예수님에 대한 전적인 신뢰가 여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었다. 우리 인생의 유일한 대안도 예수님뿐이다. 우리가 구원을 맛보고 영생을 꿈꾸며 하나님 백성답게 살아가는 유일한 길은 예수님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