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째 해에는 그 열매를 먹을지니 그리하면 너희에게 그 소산이 풍성하리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레 19:25)
가나안 땅에 들어가 과목을 심었을 때의 규정이다. 나무를 심고 처음 3년 동안은 먹지 말 것을 당부한다. 3년 동안 맺힌 열매는 할례받지 않은 것으로 비유한다. 부정한 것으로, 구별되지 않는 것을 생각하라는 뜻이다. 그러니 먹지 말라 하신다.
과목을 심어 3년이 지나갈 때까지는 어머니 배 속에 있는 태아, 혹은 마치 갓 태어난 신생아처럼 여기라는 뜻이다. 남자아이가 태어날 때 8일째 할례를 행한 것을 생각하면 과실수도 3년이 지나고 난 후에 할례받은 것과 같이 생각하란 뜻이다.
넷째 해에 맺힌 열매는 하나님께 드린다. 첫 태생과 첫 열매를 하나님께 드리는 것과 같다. 첫 열매를 거룩하게 구별하여 하나님께 드리라고 하신다. 지난 3년 동안을 겨우 견디어 오고, 4년째 이제는 먹을 수 있겠다고 생각할 때 온전히 하나님께 드리라 하신다. 그렇게 순종할 때 그 소산이 풍성할 것을 약속하셨다.
과실수를 심은 주인의 처지에서는 4년은 기다림의 시간이다. 자신을 돌아보며 과목을 튼튼히 기르는 기간이다. 과목이 견실하게 뿌리를 내리고 열매도 성숙해지기까지 기다렸다가 성숙한 첫 열매는 하나님께 드리고 그 후부터 자신의 몫으로 취하라는 뜻이다.
기다림을 통해 인간의 탐욕을 억제하고 창조 질서 속에서 자연을 배려하는 것이다. 힘들게 지난 온 3년에 다시 1년을 하나님을 바라보며 기다리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거룩한 삶, 구별된 삶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을 당부하신다.
한 사람이 건강하게 회복되면 개인의 삶만이 아니라 창조 세계까지도 회복된다. 환경파괴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하신 자연 세계의 관리자로 세우셨다. 인간은 지배자가 아니다. 마음대로 탐욕을 따라 파괴하는 사람이 아니다. 피조 세계가 조화롭게 보존되도록 관리하는 사람이다.
때로 값을 지불하고라도 지켜야 할 것이 성도의 거룩이다. 창조 세계에 대한 인간의 탐욕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을 찾으며 보존하고 더욱 아름답게 가꾸는 길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그곳에서 일상생활 중 살아내야 할 거룩이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오늘 내가 일터에서 하나님 앞에서 구별되게 살아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혹시 내 능력과 노력으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아니다. 하나님의 손길이 아니면 하루도, 잠시도 건강한 삶을 살 수 없다. 온전히 하나님을 의지하고 믿음으로 살아야 한다.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며 거룩하고 구별되게 살아가는 하루가 되길 기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