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겔 34:18) 너희가 좋은 꼴을 먹는 것을 작은 일로 여기느냐 어찌하여 남은 꼴을 발로 밟았느냐 너희가 맑은 물을 마시는 것을 작은 일로 여기느냐 어찌하여 남은 물을 발로 더럽혔느냐
하나님께서 양 떼가 먹을 초장을 펼쳐주시고, 마실 물을 제공해 주신다. 좋은 꼴을 먹으며, 맑은 물을 마시는 것은 큰 은혜이다. 생명을 누리며 살 수 있도록 허락하신 복이다. 그런데 살진 양들이 마음껏 먹고 마신 후에 하는 행동이 문제이다. 좋은 꼴을 먹고 남은 것은 다른 양들도 먹을 수 있도록 남겨두지 않는다. 남은 꼴을 발로 밟아서 좋은 꼴을 먹지 못하게 한다. 물도 마찬가지이다. 맑은 물을 마시고 남은 물을 발로 더럽힌다. 흙탕물을 만들어서 뒤에 물을 마시는 양이 맑은 물을 마시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악한 행동이다.
좋은 목자를 통해 잘 양육 받고 돌봄을 받으면 이런 문제들은 사라진다. 살진 양, 힘센 양이 독점하지 못하도록 조정하고 더불어 살도록 이끌어주는 사람이 목자이다. 목자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하면 양들의 삶을 평안해진다. 목자가 자기 배만 채우니 양들 사이에도 약육강식이 일어나는 것이다. 약육강식은 창조세계의 자연스러운 질서이기도 하다. 그러나 질서가 어그러지고, 더불어 살아야 할 존재들 사이에서도 약육강식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내 버려두면 안 된다. 같은 종들끼리는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창조의 원리이다.
그래서 우리는 내가 누구인가, 어떤 존재인가를 분명하게 이해해야 한다. 결코 우리는 하나님이 아니다. 하나님의 자리에 올라가려고 하는 것이 그릇된 욕망이다. 창조주 하나님이 함께 하시며 돌보아 주시는 은혜를 큰 선물로 받아야 한다. 나를 그렇게 돌보아 주시는 이유는 행복한 삶을 위해서이다. 함께 나누며 베풀며, 섬기며 살라고 주신 은혜이다. 그 목적에 맞게 사는 삶이 참 행복이다. 내 배가 채워지고, 목이 축여졌으면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계속하여 나만 더 누리려 하고, 더 채우려 하면 할수록 이웃과 갈등은 더 많아진다.
하나님이 원하는 삶은 화평의 삶이다. 평화의 언약을 맺으시고, 우리를 먹이시고 입히시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나님이 누구신지 알려주시기 위함이다. 우리 연약함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심이다. 우리의 열심과 노력으로 평화가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베푸시는 것임을 알려주시는 것이다. 부패한 인간의 본성은 인간의 노력으로 바뀌지 않음을 알려주시는 것이다. 겸손하게 오늘도 하나님의 뜻 앞에 무릎을 꿇고 그 뜻을 따라 살기를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