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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 15:27) 저희가 기뻐서 하였거니와 또한 저희는 그들에게 빚진 자니 만일 이방인들이 그들의 영적인 것을 나눠 가졌으면 육적인 것으로 그들을 섬기는 것이 마땅하니라

바울은 복음에 빚진 자였다. 빚진 자의 심정으로 산다는 것은 쉽지 않다. 빚진 자는 빚을 갚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빚진 자는 항상 무언가에 눌려 있는 느낌이 있다. 빚진 자는 빚을 갚으라고 재촉하는 사람이 없어도 마음이 불편하다. 빚을 완전히 청산하기 전까지 이 느낌은 사라지지 않는다. 빚을 조금씩 갚아 갈 때 소망이 생긴다. 언젠가 모든 빚을 다 갚고 편안하게 생활할 날이 오리가 기대한다.

예루살렘교회가 어려움을 만나 힘들어할 때 함께 나누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마게도냐와 아가야 지역 교회 사람들이다. 이들은 본인들도 넉넉하지 않은 삶을 살았다. 그렇지만 형제 교회의 아픔을 자신들의 아픔처럼 생각했다. 조금이라도 모아서 나눔으로 형제 교회가 조금이라도 소망을 가지고 이겨내길 기대했다. 어려움을 당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마음이 있었다.

바울은 아름다운 나눔의 연보를 가지고 예루살렘교회를 방문할 계획을 말한다. 그런데 이것은 단순한 구제 성격을 넘어선다. 예루살렘교회와 이방인 교회가 하나의 교회임을 선포하는 것이다. 마가도냐와 아가야 지역만이 아니라 바울이 전한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믿는 모든 교회가 하나임을 인정하는 행위이다. 그래서 바울은 이 연보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들고 간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값을 지불하고 탄생했다. 한 아버지, 한 예수님, 한 성령님, 한 복음을 믿는 보편적 교회이다. 세계 열방의 교회가 하나이다.

바울은 마게도냐와 아가야 지역교회의 구제헌금을 통해 연보를 할 때 어떤 원칙으로 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말한다.

❶기쁨으로 나누는 것이다. 마지못해 나누는 것은 빼앗기는 것이다. 기쁨으로 나눈다는 것은 자원하는 마음으로 나누는 것이다. 아까운 마음이 없이 나누는 것이다. 계산하지 않고 나누는 것이다.

❷기쁨으로 나누는 것은 ‘되돌아 올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베푸는 것이다. 나누는 것은 주는 것이다. 베푸는 사람에게 꾸어주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 꾸어주는 것이다. 마치 흐르는 물에 떠나보내듯 베풀어야 한다.

❸기쁨으로 나누는 것은 받는 사람이 ‘부끄럽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들에게 빚진 자라고 한다. 유대인들, 예루살렘교회에 빚을 졌다는 것이다. 그들이 복음을 먼저 받아 나누어 준 것이다. 생명보다 귀한 복음을 나누어 주었다. 그러니 그들에게 빚진 심정으로 받는 사람이 부끄럽지 않게 나누라는 것이다.

❹기쁨으로 나누는 것은 ‘주님이 주시는 것’임을 느끼도록 나누는 것이다. 기쁨으로 나눈다는 것은 받는 사람이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할 수 있도록 나누는 것이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주로부터 온 것이다. 주님의 것을 나누는 것이다. 내 것이 아니다.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기쁨으로 나눌 수 없다.

❺빚진 자의 심정으로 나누는 것이다. 빚진 자의 심정이란 ‘우선적으로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빚을 갚지 않고 자신을 위한 일을 먼저 할 수는 없다. 이방인은 이스라엘로부터 영적인 것을 나누어 가졌다. 그래서 이방인은 이스라엘에게 육적인 것을 나눈다. 결코 일방적인 나눔이 아니다. 서로에게 베풀어진 은혜를 생각하며 나누는 것이다.

❻빚진 자의 심정으로 나누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과 나누는 것은 성도의 본분이다. ‘마땅히 해야 한다’는 것은 꼭 해야 할 일이라는 뜻이다.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이 아니다. 꼭 해야 할 일이다. 안 하면 안 되는 일이다.

아름다운 섬김의 삶을 묵상한다. 오늘 함께 나누어야 할 사람들과 나누어야 할 것을 마음에 품는 시간이다. 복음과 우리의 가진 것들을 아낌없이 빚진 자의 마음으로 나루길 기도한다.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을 무시하지 않고 순종하며 따르길 기도한다. 빚진 자의 심정으로 기쁨으로 나누는 삶을 살 수 있기를 간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