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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눅 13:8) 대답하여 이르되 주인이여 금년에도 그대로 두소서 내가 두루 파고 거름을 주리니

열매 맺지 않는 무화과나무에 대한 비유이다. 무화과는 꽃은 피지 않지만 맛있는 열매가 맺히는 유실수이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무화과나무는 고마운 존재이다. 허기진 사람의 배를 달래주고 특히 굶주린 사람의 기력을 회복시켜주는 가장 좋은 대용 식사가 되기 때문이다. 다윗도 기력이 떨어진 아말렉 사람의 종에게 무화과를 제공하여 정신을 차리게 했다.

포도원 주인은 무화과나무를 심고 열매를 기다렸지만 삼 년이 지나도 열매가 없었다. 삼 년을 기다리고 수고했어도 아무런 열매가 없는 무화과나무를 주인은 베어버리려 한다. 하지만 포도원을 관리하고 돌보는 지기는 한 번 더 부탁을 드린다. 올해까지 그대로 두시길 요청한다. 최선을 다해 열매가 맺히도록 힘써 볼테니 그 후에 결정해 달라는 것이다.

포도원 지기가 어떤 수고를 하는가? 그는 자기에게 주어진 한 해 동안 열매 맺게 하려고 최선을 다한다. 무화과나무 주변을 두루 파고 거름을 준다. 아마도 충분한 양분을 제공하고, 열매가 맺히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병충해를 해결하고 정성을 다해 농사를 지었을 것이다. 열매를 맺기에 좋도록 가지를 치고 벌레를 잡고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 힘썼을 것이다.

무화과는 손이 많이 가는 과실이라고 한다. 특히 열매가 익을 즈음 병충해를 막으려면 바늘로 일일이 구멍을 뚫어 주어야 하는데, 이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한 작업이다. 그래서 인건비가 비싼 현대 이스라엘에서 무화과 재배는 경제적으로 수지가 맞지 않아 주로 티르키에와 그리스에서 무화과를 수입한다고 한다. 그만큼 무화과 재배에 수고로움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없는 것은 우리의 모습이다. 포도원 지기의 간청으로 기회가 주어진 것처럼 중보자이신 예수님의 요청으로 우리도 기회를 얻었다. 회개하고 믿음의 열매를 맺을 기회이다.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기를 원하신다. 말씀을 듣기만 하고 행하지 않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라 그 말씀에 순종할 기회를 주신 것이다. 내 힘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은혜로 살 기회이다.

하나님은 우리 삶에 열매가 있기를 원하신다. 그래서 늘 기회를 주신다. 하지만 도끼가 언제나 나무뿌리 위에 준비되어 있다. 기다려도 열매를 맺지 못하면, 언제든 찍어낼 수 있고, 뿌리까지 뽑힐 수 있다. 그 기회가 언제까지 주어지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시간을 계산하지 말고 열매를 맺고자, 말씀에 순종하고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주어진 기회를 선용하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다. 우리가 말씀에 순종하며 살고자 하면 우리 등 뒤에서 응원하시고 밀어주시며 후원하시는 분이 계시다. 포도원 지기이신 예수님이시다. 은혜를 잊어버리면 변화는 나타나지 않는다. 여전히 그대로 열매 맺지 못한다. 한시라도 하나님의 뜻을 잊지 않아야 한다.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계획을 생각하며 열매 맺고자 해야 한다.

식물은 꽃이 피고 열매를 맺기 위해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집중한다. 나에게도 이런 열정이 있는가? 주님의 원하시는 열매를 위해 어떻게 살고 있는가? 복음의 열매, 전도의 열매, 섬김의 열매, 사랑의 열매 등 이런 열매가 맺히길 소망한다. 열매 맺는 삶을 위해 주어진 시간과 자원을 허비하지 않는 하루가 되길 소망한다. 내가 가진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여 열매 맺는 하루가 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