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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처소에 박힌 못(스 9:8)

(스 9:8) 이제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잠시 동안 은혜를 베푸사 얼마를 남겨 두어 피하게 하신 우리를 그 거룩한 처소에 박힌 못과 같게 하시고 우리 하나님이 우리 눈을 밝히사 우리가 종노릇 하는 중에서 조금 소생하게 하셨나이다

성경은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에 대해 다양한 비유로 표현한다. 왕과 백성, 신랑과 신부, 아버지와 아들 등. 이런 비유들은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정체성을 확인하는데 좋은 비유이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에게 관심을 두고 살피신다. 죄를 짓고 악을 행하면 채찍을 들어서 때리신다. 깨우치고 회개하라는 사랑의 채찍이다. 보다 행복한 삶을 살게 하려는 것이다.

하나님은 항상 우리에게 은혜를 베푸시며 이끌어 주시는 분이시다. 그런데 은혜를 베푸실 때 마냥 무조건 한없이 베풀어 주시는 것이 아니다. 잠시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고 말씀한다. 무조건 은혜만 힘입어 살게 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은혜로 알고 하나님 사랑을 귀하게 생각하며 살게 하려는 것이다. 배은망덕한 삶이 아니라 하나님께 감사하며 영광을 돌리는 삶이다.

무엇이든지 항상 있는 것은 은혜인지 모른다. 하루하루가 하나님이 주신 은혜이며 선물인데 우리는 당연한 것을 생각한다.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하나님이 베풀어 주시는 은혜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셔서 생명을 연장하여 주시고 매일 할 일을 주시는 것이다. 은혜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야 한다.

모든 것이 은혜라고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것은 은혜’라는 고백은 맞지만 은혜에 대해 소홀히 대하면 안 된다. 은혜를 하나씩 정리하고, 그 은혜에 감사하는 삶을 살아야 은혜가 더 분명하게 다가온다. 생명을 주신 것, 일을 하게 하신 것, 건강을 주신 것, 운행 중 안전하게 지켜 주신 것 등등.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진 것이다.

하나님은 은혜를 베풀어서 우리를 거룩한 처소에 박힌 못과 같게 하신다. 거룩한 처소는 하나님이 계시는 곳, 하나님의 관심과 시선이 머무는 곳이다. 성전이다. 그곳에 박힌 못이라면 하나님 성전의 백성이라는 뜻이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백성이며, 거룩하게 구별된 백성이라는 뜻이다. 못이 박히려면 누군가 망치를 들어 박아야 하는데, 하나님께서 우리를 거룩한 그곳에 서 있게 하셨다는 뜻이다.

다윗은 시편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주께서 택하시고 가까이 오게 하사 주의 뜰에 살게 하신 사람은 복이 있나이다 우리가 주의 집 곧 주의 성전의 아름다움으로 만족하리이다”(시 65:4) 하나님께서 우리를 택하시고, 우리를 주의 뜰에 살게 하셨다. 하나님의 성전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다움으로 만족하게 살게 하셨다. 예배를 통해 하나님을 경험하고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알게 하셨다.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 시절이다. 그런 세상 속에서 하나님을 인정하고, 하나님을 닮은 성품을 드러내며 하나님이 얼마나 좋은 분인지 드러내며 살라고 하신다. 은혜가 도드라지는 삶을 살라는 것이다. 나를 자랑하고 나를 내세우는 삶이 아니다. 여기까지 온 것도 하나님 은혜이며, 앞으로 꿈을 갖고 살아가게 하시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이다.

하루의 삶을 통해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드러나는 삶을 살기 원한다. 하나님이 은혜를 베푸사 나를 택하시고, 하나님의 거룩한 처소에 박힌 못 같게 하심에 감사하며 살기를 기도한다. 거룩함, 불신자와 구별됨을 드러내며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가 이웃들에게 흘러가기를 소망한다. 선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하며 그 손길만, 그리고 나를 죄에서 건지신 예수님의 십자가만 자랑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