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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하 2:9) 건너매 엘리야가 엘리사에게 이르되 나를 네게서 데려감을 당하기 전에 내가 네게 어떻게 할지를 구하라 엘리사가 이르되 당신의 성령이 하시는 역사가 갑절이나 내게 있게 하소서 하는지라

하나님은 한 사람을 세우실 때 그냥 세우는 법이 없다. 미리 계획하시고 준비하셔서 세우신다. 예정하시고 작정하신 대로 행하신다. 하나님이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시행하실 때 직접 일하시기도 하지만, 사람을 세워서 그 사람이 하나님의 뜻을 성취하게 하신다. 그래서 하나님 손에 쓰임 받는 것은 놀라운 은혜이다. 전적인 하나님의 선물이다. 하나님의 조건 없는 사랑이다.

엘리야의 사명이 완수되었을 때 하나님은 그를 데려가고 그를 대신하여 이어갈 사람을 세우고자 하신다. 엘리야를 따른 엘리사이다. 길갈에서 벧엘로, 벨엘에서 여리고로, 여리고에서 요단으로 머물라고 하여도 계속하여 따라갔다. 하나님은 제일 먼저 순종의 훈련을 하신 것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따를 준비가 되어 있는지 확인하신다. 끝까지 따르면서 돌아보아야 할 백성을 보게 하신다.

하나님이 엘리야를 데려가시기 전 엘리야는 엘리사에게 질문한다. “내게 네게 어떻게 할지를 구하라”고 한다. 엘리사는 주저하거나 고민하지 않았다. 엘리야가 떠나기 전에 엘리야와 함께했던 성령이 하시는 역사의 갑절을 간구한다. 갑절이라는 표현이 무슨 의미일까? 갑절의 영력을 구한 것인가? 성령의 능력이 두 배가 임하길 구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본문에서 엘리사가 갑절의 능력을 구한 것은 이스라엘 문화에서 장자의 권한이다. 두 배는 장자의 몫이다. 장자권을 구한 것이다. 장자권은 상속과 계승의 의미가 있다. 엘리사는 엘리야의 계승자가 될 적합한 자격을 구하고 있다. 엘리야의 뒤를 이어 민족의 지도자로, 하나님의 뜻을 대언하는 선지자로 서기를 간구하며, 하나님의 능력을 구하고 있다.

아브라함으로부터 이어지는 장자권은 “이삭, 야곱, 요셉”에게로 대를 따라 내려왔다. 이들은 모두 장자가 아님에도 장자권을 계승한다. 반드시 육체적으로 먼저 태어나야 장자권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깨뜨리는 것이다. 언약의 후손으로서 장자가 되어 대를 이어갈 수 있다. 하나님은 오히려 육체적인 첫째가 아니라 하나님이 세우시는 장자를 말씀하시는 것이다.

엘리사는 이스라엘 선지자의 계보를 엘리야에 이어 자신이 이어갈 수 있도록 간구했다. 이름만 계승자가 아니라 엘리야처럼 하나님의 역사를 행할 수 있도록 능력을 구했다. 하나님이 맡기시는 사역을 감당할 성령의 능력을 구한 것이다. 완장만 차고 거드름을 피우기 위함이 아니라 그에 어울리는 삶을 살기 위해 성령의 능력을 구한 것이다.

솔로몬이 하나님께 일천 번제를 드렸을 때 하나님은 그 예배를 기쁘게 받으셨다. 그리고 솔로몬에게 원하는 것을 구하라고 하신다. 그때 솔로몬이 구한 것은 백성을 잘 섬기기 위한 “듣는 마음”이었다. 백성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귀담을 듣고, 말속에 담긴 마음조차 읽을 수 있는 은혜를 구했다. 왕으로서 사명을 감당하는 데 필요한 것을 구한 것이다.

오늘 우리도 왕 같은 제사장, 거룩한 나라, 하나님의 소유된 백성으로 부름을 받았다. 하나님을 드러내며 살아야 할 사람들이다. 예수님도 우리를 세상으로 보내셨다.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제일 필요한 것은 성령의 능력이다. 갑절의 영감을 통해 사명의 계승자로 살며 하나님을 자랑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내가 아니라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길 기도한다.